2018년 27건 → 2022년 90건…올해는 상반기에만 62건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늘면서 기내 성범죄 신고가 4년 새 3배가 넘는 규모로 늘었다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9일 밝혔다.

FBI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FBI가 조사에 착수한 기내 성범죄 사건은 2018년 27건에서 2022년 90건으로 4년 만에 약 3.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그 수가 90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FBI는 전했다. 상반기에만 기내 성범죄 사건 62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고 한다.

FBI는 대표적 사례로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워싱턴주(州) 서부 연방지방법원에 제기된 연방 소송 4건을 제시했다.

이들 사건 피해자 4명은 모두 여성이었고 그중 3명이 10대 미성년자였다.

피고인들은 기내에서 이들 피해자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기내 성범죄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여행 수요가 꼽힌다고 FBI는 설명했다.

실제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는 지난해 말까지 조사 대상 185개국 가운데 34개국의 관광 산업이 국내총생산(GDP) 기여도 측면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5월 집계했다.

올해도 전 세계 여행 산업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해도 거의 근접할 것으로 WTTC는 전망했다.

FBI 시애틀 지부 담당 특수요원 리처드 콜로디는 "FBI와 파트너들은 비행기에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자를 계속 조사하고 기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애틀 항만청장 도시코 하세가와도 잠재적 가해자에게 경각심을 줘야 한다면서 "공중에서도 지상에서도 성범죄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킹 카운티 성폭력 리소스 센터' 최고경영자(CEO) 메리 스톤은 "성범죄는 항공기와 기타 대중교통을 비롯한 모든 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기내에서 다른 승객들과 승무원이 (성범죄) 신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 이러한 (성범죄) 행동을 중단시키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hanj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