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가 사냥감이었던 독사를 공중서 떨어뜨린 뒤 다시 채어간듯"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정원에서 잔디를 깎던 미국 여성이 하늘에서 떨어진 독사의 공격을 받았지만, 매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미국 남부 텍사스주(州)에 거주하는 페기 존스(64)씨가 지난 달 25일 겪은 사고를 소개했다.

남편과 함께 텍사스에서 2만4천㎡ 넓이의 녹지를 소유한 존스 씨는 오후 시간을 이용해 정원의 잔디를 깎던 중 갑작스럽게 뱀의 공격을 받았다.

이 뱀은 하늘에서 존스 씨에게 떨어진 뒤 곧바로 왼쪽 팔뚝을 휘감았다.

놀란 존스 씨가 팔뚝을 흔들면서 뱀을 떨쳐내려고 했지만, 1.5m 길이의 뱀은 오히려 더 강하게 팔뚝을 휘감은 뒤 그의 얼굴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마침 뱀이 달려든 지점은 존스 씨의 안경이었다. 뱀 머리는 안경에 부딪혔고, 존스 씨도 뱀에게 물리지는 않았다.

뱀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상황이 급변했다.

갑자기 매가 날아와 존스 씨를 공격하던 뱀을 채어간 것이다. 뱀이 워낙 강하게 팔뚝에 감겨있었던 탓에 매의 시도는 3~4차례 공격 이후에나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존스 씨 팔뚝 전체에 매의 발톱이 박히고 긁히는 등 큰 상처가 났다.

그는 "팔뚝 전체가 피로 뒤덮였다"고 회상했다.

존스 씨 팔뚝에 뱀이 떨어진 뒤 매가 다시 채어갈 때까지 걸린 시간은 15~20초 정도였다.

존스 씨는 매가 사냥감이었던 뱀을 공중에서 떨어뜨린 뒤 다시 채어간 것으로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

존스 씨에게 떨어진 뱀은 독사로 판명됐다. 뱀의 공격으로 깨진 안경 표면에서 독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존스 씨는 "뱀과 매에 공격받은 뒤에도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