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나흘째 사망자 2600여명으로 급증… 골든타임 72시간 임박 필사의 수색

[모로코]

산간 일부 마을 전체가 폭삭, 잔해 더미로
사망자 94%가 매몰사…대부분 시골 지역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덮친 강진 발생 나흘째인 11일 지진으로 숨진 희생자가 2천600명을 넘어섰다.
생존자 구조·수색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다가오면서 생존자를 하나라도 더 찾으려는 시간과의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모로코 내무부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2천681명이 숨지고 2천501명이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하루도 채 안 돼 559명이 늘었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 2천530명(94%)이 매몰돼 숨졌다.
부상자 중에서 중환자의 수가 많은 데다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어서 사상자는 더 늘 전망이다.

피해가 큰 아틀라스산맥 산간 지역 마을의 가옥 대부분이 지진에 취약한 벽돌이나 석재 건물인 점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 지진 사상자의 최대 90%가 중부 아틀라스산맥 주변 산비탈의 오래된 흙벽돌이나 석재 집에서 살던 사람들이다. 
실제 진앙에서 동북쪽으로 50㎞ 정도 떨어진 알하우즈 주의 산간 마을 타페가그테는 서 있는 건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전체가 거대한 잔햇더미로 바뀌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현장에 도착한 모로코 군 구조대는 민간 구조대와 함께 단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하고자 무너진 건물 잔해를 헤치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주민의 절반 이상이 이미 숨지거나 실종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모로코 군의 한 구조대원은 로이터 통신에 "벽과 천장 대부분이 무너지면서 흙더미로 변해 사람들을 산 채로 끌어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마을 전체 주민 200명 중 무려 90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도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사람이 많다. 
생존자들은 "이 마을 사람들은 모두 병원에 있거나 죽었다"고 말했다.

피해 지역에서는 필사의 생존자 구조·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72시간 골든타임이 지나면서 생존자를 하나라도 더 찾으려는 시간과의 싸움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모로코를 돕기 위한 외국 구조대도 속속 합류하고 있다.
스페인 군 긴급구조대(UME) 56명과 구조견 4마리가 현장에 도착한 데 이어 카타르에서도 87명의 인력과 구조견 5마리가 현지에 도착해 구조 활동에 나섰다.

영국도 수색·구조 전문가 60명, 수색견 4마리, 구조 장비를 모로코에 파견했고, 아랍에미리트(UAE)도 수색 및 구조팀과 구호물자를 보낼 방침이다.
모로코 정부는 전날 스페인과 카타르, 영국, UAE 등 4개국의 지원 요청에 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로코 당국의 공식적인 지원 요청이 없어 도움을 주려는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