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사·번식 중단 피해 우려…"현재로선 예측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남극에 사는 펭귄과 물개에 조류인플루엔자 공포가 몰려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남극에서 치명적인 고병원성(H5N1) 조류인플루엔자가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조류인플루엔자가 펭귄이나 물개 등 취약 개체군의 폐사를 일으켜 번식을 막는 재앙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조류인플루엔자는 남대서양의 영국령 사우스 조지아와 사우스 샌드위치 제도의 일부인 버드아일랜드에 있는 도둑갈매기과 조류(브라운스큐어) 개체군에서 발견됐다.

이 철새들이 남미에서 이곳으로 조류인플루엔자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남미 지역의 경우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칠레와 페루에서만 50만마리의 바닷새와 2만마리의 바다사자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전염성이 매우 강한 H5N1 변종의 발생으로 지금까지 수백만마리의 야생조류가 폐사한 것으로 추산된다.

남극에서 처음 발견된 이 같은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할 경우 그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남극연구소(BAS)의 버드아일랜드 담당 애슐리 베니슨은 "이곳에 있는 종(種)들을 계속 모니터링하겠지만 현재로선 (조류인플루엔자의) 전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버드아일랜드는 지구상의 대표적인 야생동물 서식지 가운데 하나로 5만쌍의 번식기 펭귄과 6만5천쌍의 물개는 물론 멸종 위기 조류종이 있다.

민간 국제학술기구인 남극연구과학위원회(SCAR)가 남극에서 조류인플루엔자의 위험성을 평가한 결과 물개, 바다사자, 바닷새 등에 가장 컸고 그다음이 펭귄이었다.

이 평가 보고서 작성 책임자인 미건 듀어 박사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남극에서 많은 야생동물 종에 파괴적인 영향을 주면서 파국적인 번식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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