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정체·카드 빚 등 가계 부채 증가 불구, 크레딧 스코어는 전년 대비 되레 2점이나 높아져  

[경제분석]

연체율 낮은 수준 유지, '신용 건전성' 견고
"살림 팍팍해도 페이먼트 등 재정 관리 잘해"

미국인들이 빚이 크게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크레딧 점수가 역대 최고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P통신과 NORC 공공문제연구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3명 가운데 2명은 지난해 가계 지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득이 증가한 미국인은 4명 가운데 1명에 불과했다.
즉, 소득보다 가계지출이 더 컸던 미국 가정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인 10명 가운데 약 8명은 전체 가계 부채가 1년 전보다 더 높아졌거나 거의 비슷하다고 밝혔다. 또 약 절반 가량은 현재 크레딧 카드 빚이 있다고 응답했다.
10명 가운데 4명꼴은 자동차 대출 융자, 4명 가운데 1명꼴은 의료비용 빚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지난해 저축이 늘어난 가구는 15%에 불과했다.
이처럼 대다수 미국 가정이 부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크레딧 점수는 오히려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이고 있다. 

CNBC는 미국인들의 크레딧 카드 밸런스가 역대 최대인 1조달러를 넘어서는 등 생계유지를 위한 크레딧 카드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신용 등급을 내려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FICO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평균 크레딧 점수는 718점으로, 1년 전보다 2점이 더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크레딧 점수가  670점 이상이면 좋은 점수로 여겨지고, 740점 이상이면 아주 좋은 점수, 그리고 800점 이상을 예외적인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평균 718점은 대부분 금융 기관 등에서 낮은 이자율로 대출해줄 가능성이 높은 점수다.  
이에대해 FICO는 미국 소비자들의 신용 건전성이 여전히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4월 기준 평균 크레딧 카드 이용률은 34%로, 1년 전 31%에서 약간 늘어났을 뿐이며 연체율 역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레이트의 테드 로스먼 수석 분석가는 "대다수 미국인들이 빚을 지고 있고 저축을 늘여가진 못하지만 생업에 종사하면서 나름대로 공과금 등을 제때에 잘 갚아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