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15% 관세 부과 충격파, 현지 공장 유무따라 업체들 희비 쌍곡선
[뉴스인뉴스]
농심, LA 인근 2개 공장 가동'룰루랄라'
삼양, 수출 전량 한국 생산 인상 불가피
오뚜기, 남가주 생산 기지 건설에 속도
미국인들에게 인기 상종가를 치면서 대미 수출의 첨병인 K라면을 생산하는 한국 업체들 사이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그 희비의 중심에는 미국 내 생산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 생산 공장을 보유한 업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어 웃는 반면에 한국서 전량 수입해야 하는 업체는 관세 예봉을 피하지 못해 울고 있다. 15%의 관세 부과 충격으로 K라면 대미 수출이 주춤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현지화가 K라면 업체들의 명암을 가르는 중요한 전략적 자산으로 대두하고 있다.
지난달 K라면의 대미 수출액은 1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8% 감소했다. K라면의 대미 수출이 감소한 상황이지만 K라면을 생산하는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업체들 사이에서 감지되는 긴장감의 강도는 사뭇 다르다.
삼양식품은 현재 미국 수출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삼양식품은 관세 부과 전 6월까지 수출을 집중해 판매 물량을 확보하며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장기적으로 회사는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현지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 없는 삼양식품은 업계 동향과 시장 상황 등을 점검해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오뚜기도 삼양식품과 마찬가지로 미국 수출 물량을 한국 본사 생산분으로 충당하는 구조로, 관세 충격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오뚜기는 대표 브랜드인 진라면이 코스트코에 입점하면서 미국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관세 역풍을 맞을까 전전긍긍이다. 현지 생산 공장 확보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오뚜기는 지난해 남가주 라미라다 지역에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 매입을 완료했다. 현재 인허가를 취득하는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반면 농심은 캘리포니아 현지 공장을 통해 신라면과 짜파게티를 직접 생산하고 있어 관세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농심은 LA 인근 2개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며, 현지 생산 제품은 관세가 적용되지 않아 관세 리스크가 사실상 없다. 농심은 여세를 몰아 미국 시장 매출 목표를 상향 조정하면서 오는 2030년 연매출 15억달러, 미국 라면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 경기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은 K라면을 생산하는 한국 업체들에게 여전히 변수로 작용한다.
한 한국 업체 관계자는 "보편관세 10% 이후 일부 품목은 가격이 올랐고 이제 상호관세로 가격이 추가로 오르게 된다"면서 "아무래도 소비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