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차도 없이 공원 관리인하며 살아온 82세 노인

[금요화제]

헐렁한 옷차림, 잔디 깍는 일로 연명
4200명 인구 작은 마을 주민들 '감동'
"마을 발전위해 써달라" 짧은 유언장

집도, 차도, 변변한 가구도 없이 공원에서 잔디를 깎는 일을 하며 검소한 삶을 살았던 80대 남성이 자신이 거주하던 마을을 위해 써달라며 380만달러의 재산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 주민들을 놀라게하고 있다. 

21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주인공은 제프리 홀트(82)라는 남성으로 뉴햄프셔주 힌스데일의 이동식 주택 공원에서 관리인으로 지내다 지난 6월 세상을 떠났다. 힌스데일은 4200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주민들은 홀트가 헐렁한 옷차림으로 차량 형태의 잔디 깎는 기계를 타고 편의점으로 향하고, 큰길 옆에 기계를 세운 채 신문을 읽거나 지나가던 차를 지켜보던 모습을 기억할 뿐이었다.

그가 마을을 떠나는 일은 거의 없었으며 고등학생들에게 운전을 가르쳐줬지만 정작 그는 차를 끌지 않았다. 대신 자전거를 탔고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잔디 깎는 기계를 몰았다. 공원에 있던 홀트의 이동식 주택에는 낡은 침대 외에 다른 가구가 거의 없었다. 그 흔한 TV도, 컴퓨터도 없었다.

홀트와 가깝게 지낸 에드윈 스모키 스미스 전 공원 관리인은 “그는 매우 단순하게 지냈다”며 “그는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눈을 감으며 380만달러의 거액을 남긴 그는 유언장에 힌스데일의 교육, 건강, 레크리에이션, 문화를 위해 이 돈을 써달라는 내용만 짧게 남겼다.

홀트는 수백개의 모형 자동차와 기차를 수집하는 등 다양한 관심사를 갖고 있었다. 역사책도 수집했고 헨델과 모차르트를 비롯한 광범위한 음반 컬렉션도 갖고 있었다. 스미스는 과거 곡물 공장 관리자로 일했던 그가 돈을 어딘가에 투자했지만 주위사람들은 아무도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생전에 그가 예상보다 투자가 잘 됐는데 수익금을 어디에 쓸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친구에게 털어놓은 적이 있을  뿐이다. 

스미스는 “홀트가 재산이 많다고 짐작했지만 그가 전 재산을 마을의 발전을 위해 내놓았다는 소식에 어안이 벙벙하다”고 말했다.
홀트의 여동생은 “오빠와 나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에게 돈을 낭비하지 말고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며 자랐다”며 “그는 행복해지기 위해 많은 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홀트의 유산은 뉴햄프셔자선재단에 맡겨졌다. 주민들은 그의 유산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심하고 있다. 홀트의 유산을 신탁하기만 해도 연간 약 15만달러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마을 행정관 캐서린 린치는 에이피 통신에 “홀트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남겨진 돈을 매우 검소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