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서치 조사 결과 10명중 6명 꼴인 57% 식당 팁 15% 이하… 2%는 아예 안주기도

[뉴스인뉴스]

팁도 인플레이션, 택스포함 반강제 부과
고객들 피로감 확산, 점점 더 액수 줄어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한 후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고민이 바로 "팁을 얼마나 줘야 하나?"다. 요즘은 대부분의 식당들이 음식값에 자신들이 내야할 판매세까지 포함한 총액의 15%, 18%, 20% 심지어 25%까지 계산해서 찍한 계산서를 들이미니 직접 계산하는 수고는 덜었으나 그 정도는 내라고 강요를 당하는 것 같아 영 마음이 불편하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식사를 한 후 보통 어느 정도의 팁을 줄까? 에티켓 전문가들은 15~20% 정도의 팁을 주라고 권유하지만 실제 미국인들의 팁은 이보다 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매체 CNBC는 20일 퓨리서치가 미국 성인 1만19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인 57%가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 15% 이하의 팁을 준다고 보도했다. 57% 중 37%는 15%가 표준 팁이라고 답했고 18%는 15% 미만의 팁을 준다고 답했으며 심지어 2%는 팁을 한 푼도 주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조사를 담당한 드류 드실버는 "팁도 인플레이션이 되면서 미국인의 팁에 대한 피로감과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풀 서비스 식당에서 주는 미 전역 평균 팁이 지난 2분기 19.4%로 떨어졌는데 이는 코비드 19 펜데믹 시작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 전역 평균 식당 팁은 2019년에서 2022년 사이 4% 가량 떨어졌다.

코넬대 호텔경영학과의 마이클 린 교수는 "펜데믹 초기만해도 미국인들은 서비스업 종사자를 돕는다는 마음에서 여유있게 팁을 줬는데 지금은 팁을 줘야한다는 생각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한마디로 미국인들이 팁에 질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팁은 이제 더이상 고객이 종업원으로부터 받은 서비스의 질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주는 것이 아니다.음식을 식탁에 갖다준 것이 유일한 서비스였고 그나마 다른 서비스를 요구했다가 불쾌함을 겪었다해도 적으나마 주지 않을 수 없는 반강제적인 추가 금액이 됐다.

여기에 기존에 팁이 없었던 업소들까지 태블릿 결제 스크린에 팁을 표시하고 키오스크 방식으로 주문을 받는 가게들도 대놓고 팁을 선결제로 포함시키면서 팁을 요구하는 곳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부에나파크에 사는 김모씨는 "최근 세탁소에서 계산하는데 태블릿 결제 스크린으로 팁을 요구해 정말 황당했다. 심지어 스타벅스에서 20달러 차지해달라고 했는데 거기서도 팁이 뜨더라"며 "이러다가 고객을 상대하는 거의 모든 업종에서 팁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지난 6월 팁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뱅크레이트의 테드 로스먼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으로 지친 소비자들에게 어디서든 팁을 요구하는 최근 결제 트렌드는 분명 스트레스"라며 "식당에서 팁을 준다는 비율이 2019년 응답자의 77%, 2021년 75%, 2022년 73%에서 올해는 65%로 해마다 줄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팁 문화가 선을 넘었다고 답한 사람이 응답자의 30%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신복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