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연구단체가 보여주는 '지구온도 3도 상승' 모습

사막도시 두바이에도 물 들어차…쿠바 아바나 광장은 아예 침잠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지금과 같은 지구 온난화 추세가 계속된다면 우리가 알던 도시는 이렇게 물에 잠길 것이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지난달 30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가운데 한 연구단체가 지구 온난화의 섬뜩한 미래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시각화한 이미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은 전세계 196개 도시가 해수면 상승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를 애니메이션 모델로 구현해 발표한 바 있다.

탄소 배출량을 지금이라도 급격히 제한해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했을 때의 도시 모습은 지금과 별 차이가 없지만, 3도까지 올랐을 땐 물길이 아닌 곳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단체가 만든 이미지들을 보면 현재 COP28이 열리는 무더운 사막 도시 두바이 역시 지구 온도가 3도 올랐을 때 도시 대부분에 물이 들어찬 모습을 볼 수 있다.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 역시 건물 하층부가 물에 잠겨있다.

지구 온도가 3도 올랐을 때 일본 후쿠오카에서 일반 주택은 지붕만 보이고, 영국 글래스고 거리엔 물이 가득 차 차도와 인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쿠바 아바나의 명소 카테드랄 광장은 아예 물에 잠겨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다.

학계에서는 현재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1.2도 오른 수준이며, 앞으로 그 상승폭이 1.5도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최대 2.9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가 따뜻해지면 빙하와 얼음이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해안가나 저지대에 위치한 도시들, 소규모 섬나라는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

클라이밋 센트럴이 2021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지구 온도가 3도 오르면 세계 인구의 약 10%(8억명 이상)이 사는 도시가 침수될 수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는 장기적으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가장 큰 위험에 처한 상위 5개국에 속한다.

클라이밋 센트럴의 수석 과학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벤저민 스트라우스는 3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COP28에서 내려진 결정들은 지구 해안 도시의 장기적인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장소와 그 유산의 생존 여부는 정부와 업계 지도자들이 지구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할 만큼 충분히 급격히, 빨리 탄소 오염을 줄일 수 있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