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랜드마크 금문교, 자살방지 철제 그물망 설치 완공…20여년 논란 종지부

[뉴스인뉴스]

1937년 개통 이후 2천명 다리위서 투신 자살
유명 경관 해친다 반대 여론 딛고  3일 준공
공사 기간 도중 이미 투신자 절반으로 줄어
"채칼처럼 딱딱한 재질, 떨어지면 몸만 다쳐"

"사람의 목숨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도시의 상징적인 랜드마크의 미관을 지킬 것인가."

샌프란시스코의 관광 명소이자 랜드마크인 금문교(골든게이트)를 두고 20여년 간 이어져 온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AP통신에 따르면 1.7마일(2.7km)에 달하는 금문교 양쪽에 스테인리스 안전 그물 설치작업이 끝나 3일 준공식을 가졌다.

금문교는 1937년 개통된 이후 2000여명이 다리 위에서 아래의 태평양으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이로 인해 자살을 막는 시설물이 설치돼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져 왔다. 
주로 자살을 시도했다가 가까스로 살아남은 이들, 자살로 숨진 가족의 유가족들은 2006년 브리지레일재단을 설립해 조직적인 활동을 펼치며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일부 시민들과 단체들은 도시의 대표적인 명소의 미관을 해친다며 그물망 설치를 강력히 반대했다. 
결국 오랜 논란 끝에 샌프란시스코시 당국은 10여 년 전 이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이후 2018년에 폭 20피트(6.1미터)에 달하는 스테인리스 그물망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진척이 계속 늦어지면서 완공도 미뤄져 왔다.

공사 중에도 자살 시도는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완공에 가까워지면서 투신자 수가 연평균 30명에서 14명으로 줄었다. 일부는 그물에 뛰어들었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그 와중에 몇 명은 그물에서 다시 바다로 뛰어들어 목숨을 잃었다.

다리에서 20피트(6.1미터) 아래에 설치된 이 그물은 다리를 건너는 차량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보행자들은 그물을 볼 수 있다. 
금문교가 서 있는 샌프란시스코만 입구는 바다안개, 강풍 등으로 가혹한 환경인 만큼 이를 견딜 수 있는 등급의 스테인리스 스틸을 소재로 썼다.

그물 설치 목적은 사람이 뛰어내리는 것을 막는 것이다. 그러나 자살하려고 뛰어내릴 경우 사망률을 낮출 수 있지만 심하게 다칠 가능성이 높다. 또 그물에 떨어진후 다시 바다로 뛰어들 경우엔  자살을 막을 도리가 없다.

공사 책임자는 "탄력도 없고 딱딱한 스테인리스 그물 위로 떨어지는 것은 치즈 갈이 채칼 위에 뛰어내리는 것과 같다"며 "투신하면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와 마린 카운티의 소방관들은 그물에 뛰어든 사람을 아래로 내려가 구조하는 훈련을 받고 있다. 교량 순찰대원들은 갑판에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을 발견하고 투신하지 못하도록 막는 일을 한다. 작년에만 149명을 말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