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챙기기' 끝, '남편 뒤치다꺼리'도 이젠 그만

[뉴스인뉴스]

美 65세 이상 2019년 4%서 2022년 18% '쑥'
돈·시간적 여유 …"고생한 자신을 위한 보상"
여성 오지·모험여행 전문 여행사도 여럿 생겨

은퇴한 시니어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여가 활동은 여행이다. 특히 여성 여행객들이 크게 늘면서 여행사들도 중장년층 여성들을 겨냥한 프로그램 개발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이같은 현상을 보도하면서 65세 이상 시니어 여성들이 나홀로 모험 여행을 떠나는 비중이 2019년 4%에서 2022년 18%까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중장년 여성들은 유명 관광지나 리조트에서 안락한 휴식을 취하기 보다는 버킷리스트에 꼽아왔던 와일드한 모험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
모험여행상업협회(Adventure Travel Trade Association)에 따르면, 전세계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 여행객 중 57%가 여성이다. 여성의 아웃도어 모험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 WWE(Wild Women Expditions)는 여성 고객 비중이 65%에 이른다.

여행사 핏앤플라이걸의 레베카 갈랜드 대표는 "여성 여행자 연령대는 19세부터 78세까지 다양하지만 40대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50대"라며 "우리 여행사를 통해 홀로 가장 많이 모험여행을 떠난 고객은 70대 초반"이라고 전했다.
중장년층 여성이 모험여행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모험여행 산업은 2032년까지 2조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장년 여성들이 앞다퉈 떠나는 것은 돈도, 시간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돈을 벌면서 고생한 나를 위한 보상이자, 자녀를 다 키우고 남는 시간에 즐기는 여유다. '홀로 여행하는 자매들(Sisters Traveling Solo)' 여행사의 콜 뱅크스 대표는 8만명의 50대 여성 회원들을 상대로 왜 모험여행을 가는 빈도가 늘었느냐는 설문조사를 했더니 대부분 모험 여행을 즐길 시간과 돈이 전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여행사는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유럽 알프스 몽블랑, 네팔 히말라야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가장 높은 산을 하이킹하고 남미 최남단 갈라파고스제도에서 스노클링을 하거나 탄자니아 사막에서 사파리 여행을 하는 등의 단체 여행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뱅크스 대표는 "우리는 오지를 여행할 뿐만 아니라 현지 주민들의 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일정도 있어서 현지 체험을 통해 여성 여행객들이 서로 교류하고 배우며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뉴잉글랜드에 사는 70대 한인 여성 박선주씨는 지난해 9월 튀르키예(옛 터키)를 여행하면서 발 아래 에메랄드빛 지중해를 바라보는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고 왔다. 그는 특히 오지 여행을 좋아해 남편과 함께 그동안 남미 마추픽추와 파타고니아에서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노르웨이 최북단 북극 마을, 히말라야 등 50개국 이상을 다녀왔다.

박씨는 "오지 여행을 가면 대부분 하이킹을 하기 때문에 하루 3~4마일은 너끈히 걸을 수 있는 체력이 돼야 한다"며 "새로운 모험 여행 체험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다시 얻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시니어들이 모험여행을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복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