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 도쿄에서 1975년 일어난 건물 폭파 사건 후 도주해 49년간 신분을 숨기며 살아왔다는 자칭 '지명 수배범'이 병원에서 사망한 뒤 경찰에 의해 용의자 본인으로 특정됐다.
27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지난달 입원 중이던 병원에서 자신이 지명 수배범 기리시마 사토시(70)라고 밝힌 남성의 DNA를 감정한 결과 용의자 본인임을 확인, 검찰에 사건 서류를 송치하기로 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29일 사망하기 전 본인 이외에는 알기 힘든 가족 구성이나 사건 등의 이야기를 했지만 본인 여부가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그동안 친척의 DNA를 대조하는 등 신원 확인 절차가 진행됐다.
앞서 그는 자신이 1970년대 일본 전범 기업 본사나 공장을 잇따라 폭파한 급진 무장투쟁 단체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의 조직원으로 1975년 4월 도쿄에 있던 '한국산업경제연구소' 건물 폭파 사건에 관여해 지명수배된 용의자라고 스스로 병원 관계자들에게 말했다.
49년간 가명을 사용하면서 자신을 숨기며 살았지만 "마지막은 자신의 이름으로 죽고 싶다"는 이유에서 신분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현지 경찰은 지난달 25일 이런 정보를 입수해 사실 확인에 나섰지만 말기암으로 입원해있던 남성은 경찰의 최종적인 신원 확인 전에 병원에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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