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투어리즘 막으려 당일치기 관광객에 5유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베네치아 시장은 25일(현지시간) 관광객 유입을 제한하기 위해 도입한 도시 입장료가 성공적으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자평했다.

시에 따르면 제도 시행 첫날인 이날 약 11만3천명이 시의 공식 웹사이트와 앱을 통해 방문 등록을 했다. 이중 베네치아에서 숙박하지 않고 당일 일정으로 방문한 관광객 1만5천700명이 도시 입장료로 5유로(약 7천원)를 결제했다.

4만명은 입장료를 낼 필요가 없는 1박 이상의 숙박객이었고, 나머지는 학생, 노동자, 거주민의 친척 또는 친구 등 면제 대상이었다.

지역 일간지인 베네치아투데이는 이날 도시 진입 지점 곳곳에서 검표원이 1만4천여명을 검표했지만 심각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입장료를 내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50~300유로(약 7만~44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베네치아시는 이날을 시작으로 7월까지 주말과 공휴일에 들어오는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도시 입장료는 세계 주요 도시 중 베네치아가 처음이다.

사전 홍보가 충분치 않아 제도 시행 첫날인 이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시장은 "불편을 끼쳐 죄송하지만 도시를 보존하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베네치아 지역 주민 500여명은 이날 입장료 부과 제도가 도시를 일종의 '베니랜드(베네치아+디즈니랜드)'로 만들었다며 당국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도시 입장료 부과 제도가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가 있을지 회의적이다.

베네치아시에 따르면 관광객이 몰리면서 생활환경이 악화하자 1951년 약 17만5천명이었던 거주 인구는 현재 4만9천명 미만으로 감소했다.

'에어비앤비' 등 현지 주택이 관광객을 위한 숙소로 전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지역 주민들은 저렴한 주택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게다가 관광객이 넘쳐나면서 소음과 사생활 침해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