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우정 나눈 절친 81세 수녀 ‘금녀의 벽’ 허물고 관 앞에서 눈물의 조문
바티칸
男 성직자만 허용된 자리, 아무도 막지않아
국제수도회 ‘예수의 작은 자매회’ 소속으로
교황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헌신 연대 끈끈
프란치스코 교황과 오랜 우정을 나눈 고령의 수녀가 조문에 나섰다. 수녀는 고위 성직자만 접근할 수 있는 교황 관 앞에서 기도했다. 이례적인 장면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4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프랑스계 아르헨티나인 수녀 지느비에브 쥬아닝그로스(81)는 전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 앞에 다가가 조용히 기도했다.
쥬아닝그로스 수녀는 파란색 스카프와 남색 수도복을 입은 채 관을 둘러싼 붉은 띠 옆에 섰다. 수녀는 마지막 작별의 기도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구역은 전통적으로 남성 성직자들에게만 허용돼 왔다. 그러나 아무도 수녀의 접근을 막지 않았다. 오히려 한 안내 요원이 수녀가 관 가까이 다가가도록 도왔다고 전해진다.
두 사람은 수십년이 넘게 우정을 이어온 사이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녀를 ‘앙팡 테리블(L’enfant terrible·말썽꾸러기 아이)’이라 부르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두 사람의 우정은 교황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이던 시절부터 시작됐다. 당시부터 이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와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정권 시절의 상처를 공유했다.
쥬아닝그로스 수녀는 국제수도회 ‘예수의 작은 자매회’ 소속으로, 56년 넘게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살아왔다. 특히 트랜스젠더 여성, 노숙인, 이동 노동자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 왔다. 현재도 다른 수녀와 함께 카라반(캠핑카)에서 거주하며 지역 내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7월 자넹그로스 수녀의 인도주의 활동을 치하하기 위해 오스티아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