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부른 존 레넌의 '이매진'노래 가사 때문?

콘클라베 앞두고 보수파 공격

[바티칸]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로 떠오르는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8·사진)이 6년 전 한 행사장에서 부른 노래 때문에 가톨릭 보수파의 공격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타글레 추기경이 2019년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을 부르는 영상이 도마에 올랐다고 최근 보도했다. WP는 “일부 가톨릭 내 보수주의자들이 타글레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될 자격이 없다는 증거로 이 영상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매진’의 가사 중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 봐(Imagine there‘s no Heaven)” 등의 내용이 가톨릭 신앙과 배치된다는 것.
그런데 6년 전 영상이 최근 소환된 건 캐나다의 보수 가톨릭 매체 라이프사이트뉴스 보도 때문이다. 이 매체는 X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고 “충격이다. 가톨릭 교리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반기독교적 가사가 담긴 노래를 부른 것 자체가 교황 자격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언론은 타글레 추기경이 당시 무대에서 종교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의 가사는 부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관련 가톨릭 교계 일각에선 7일 시작될 예정인 콘클라베를 앞두고 가톨릭 보수파들이 타글레 추기경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영상을 활용했다고 보고 있다.
타글레 추기경은 최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쾌하고 겸손한 성품과 진보적 성향을 닮았단 평가가 많아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로 불린다.
1957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태어난 타글레 추기경은 외할머니가 필리핀으로 이주한 화교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