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세계서 가장 비싼 美 의료시스템' 집중 조명…한국 등 해외 이주 급증

[뉴스포커스]

보험 유명무실, 고액 의료비 부담 심각
직장인·자영업자, 만성질환자 등 불안 
메디케어 등 지원 못받으면 파산 위기
전국민 의료보험제 한국 등 대안 부상

#한인타운에 사는 이민 15년차 박모(60)씨는 만성질환인 녹내장 치료를 위해 한국으로 역이민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회사 의료보험을 갖고 있는 박씨는 안압을 낮추는 수술을 앞두고 병원 측으로부터 8000달러에 가까운 수술 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소식에 수술을 포기했다. 박씨는 "한국 지인들에게 알아보니 외국인이지만 같은 수술 비용이 1000~2000달러 사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한국에서 수술 받는 것을 생각하고 있으며 이참에 한국으로 역이민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텍사스 출신 제이슨 김(25)씨는 19살 때 911 구급차에 실려 뉴욕 병원으로 이송된 적이 있다. 이때 청구된 비용은 약 5만달러. 김씨는 "청구서를 받은 다음날 메디케이드에 가입해 비용 부담은 피했다"며 "거액 청구서 경험 때문에 병원 방문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후 위·식도 역류질환에 피부질환이 재발하자 아예 한국으로 이주해 치료를 받았다. 
비싼 의료비에 유명무실한 의료보험 때문에 미국을 떠나 한국 등 해외로 이주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18일 워싱턴포스트(WP)는 보험에 가입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본인 분담금에 높은 의료비에 지친 한인을 포함한 미국인들이 한국 등으로 이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만성질환자, 중산층, 자영업자 등 계층에서 두드러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럴드 코민스키 UCLA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는 "만성질환을 앓는 중산층 및 저소득층 미국인에게 해외 이주는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다"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인의 40% 이상이 의료 부채를 지고 있으며, 보험이 있어도 응급 상황마다 거액의 청구서를 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고소득층은 프리미엄 보험을 통해 고급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지만, 저소득층이나 중소기업 근로자, 자영업자는 높은 의료비에 언제든 파산 위기에 놓일 수 있는 구조다. WP는 "전체 인구의 92%가 보험에 가입했음에도 이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국민 의료보험제가 갖춰진 한국 등 해외 이주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방문 외국인 환자
사상 처음 100만 돌파

한편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수는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 117만467명을 기록했다. 이중 한인을 포함한 미국인은 10만1000여명으로, 일본(41만여명)과 중국(26만여명)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