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金 "선대위 즉시 구성해야 단일화”vs 지도부 "단일화 먼저"… 심야 면담후 일단 봉합
사무총장 교체 등 金측 요구 수용
한덕수 단일화 시점 등 불씨 남아
6·3대선이 4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 후보 단일화를 두고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5일 정면 충돌했다.
김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단일화를 두고 불협화음을 표출한 가운데 김 후보가 당 사무총장 교체와 단일화 추진 기구 설치 요구에 이견을 내며 단일화를 압박한 당 지도부를 향해 “당무우선권을 침해한다”고 공개 반발한 것이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와 심야 회동을 갖고 선거대책위원회와 단일화 추진 기구 구성에 합의하며 김 후보의 요구 조건 일부를 수용했다. 하지만 단일화 시기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노출한 만큼 단일화 돌파구를 마련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심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상임선대위원장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에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회 부의장, 황우여 전 비대위원장, 나경원 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의원 등을 임명했다. 또 총괄 선대본부장에 윤재옥 의원, 단일화추진본부장에는 유상범 의원이 임명됐다.
국민의힘이 선대위 구성에 나선 것은 김 후보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단일화를 설득하기 위해 캠프를 찾은 당 지도부와 회동한 뒤 입장문을 내고 “지도부가 ‘후보 단일화 이후에야 구성하겠다’고 통보한 중앙선대위와 시도당선대위를 즉시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선거운동 준비를 위해 선거대책본부와 후보가 지명한 당직자 임명을 즉시 완료해야 한다”며 “위 사항이 우선 집행돼야 원만한 절차로 후보 단일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가 선대위와 단일화 추진 기구부터 구성해야 단일화 논의에 나설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건 것.
김 후보와 당 지도부는 단일화 시기를 두고도 파열음을 냈다.
당 지도부는 공보물 발주 등을 고려해 오는 7일을 양쪽의 단일화 시한으로 잡고 있었다. 한 후보 쪽도 늦어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10~11일) 전에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한 후보로 단일화가 되더라도, 후보 등록일을 넘기게 되면 국민의힘의 당 기호인 ‘2번’을 쓸 수 없게 된다. 김 후보는 이날 단일화 시기를 두고 “너무 늦지 않게 해야 한다는 얘기를 최대한 감안하겠다”고 했지만, 정확한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 후보는 이날 당 선거대책위원회 상견례에서 “6일까지 휴일인데, 현실적으로 그때까지 한 후보와 단일화 논의를 어떻게 하느냐. 그건 너무 급하지 않으냐”는 취지로 말했다
한덕수 "만나자"
김문수 "조만간"단일화 주도권 기싸움
두 후보간의 단일화 주도권을 둘러싼 기싸움도 만만치않다.
한덕수 후보는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김문수 후보와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눴다. 한 후보는 이 자리에서 김 후보에게 “오늘(5일) 중으로 편한 시간에 편한 장소에서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김 후보는 ‘오늘 한 후보를 만나느냐’는 기자 질문에 “오늘 그냥 말씀만 들었다”고 답했다.
김 후보 측은 “‘곧 다시 만나자’는 덕담이 오갔고, 그 외 다른 발언은 없었다”고 전하며 양측 간 단일화를 둘러싼 시각 차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