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학살혐의 ICC 수감 두테르테 전대통령
[필리핀]
대량학살 혐의로 네덜란드 국제형사재판소 구금
정치적 고향서 당선…부시장인 아들이 대행할 듯
대량 학살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시설에 구금돼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이 필리핀 중간선거에서 다바오시 시장으로 선출됐다. 다바오시 부시장으로 출마해 당선된 아들 세바스티안이 옥중에 있는 아버지 대신 시장직을 대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통신은 비공식 집계에서 개표율 80%가 넘은 상황에서 두테르테가 경쟁자보다 8배 많은 표를 얻어 다바오 시장 선거에서 ‘옥중 승리’를 했다고 12일 보도했다. 딸이자 부통령인 사라는 “취임 선서를 어떻게 할지 변호사들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에 수감돼 있기 때문에 공무는 차남이자 부시장 당선자인 세바스티안이 대신할 전망이다.
필리핀 민다나오섬 남동부에 있는 다바오시는 필리핀 제2의 도시이자 두테르테의 정치적 고향이다. 두테르테는 대통령 당선 전 22년 동안 다바오시 시장직을 역임했다. 여전히 두테르테에 대한 지지가 확고하다.
두테르테는 앞서 3월 11일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로 이송됐다. 9월 기소를 확정하는 심리가 열릴 예정인데 ICC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두테르테는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 수도 있다.
이번 다바오시 선거에서 두테르테 부자가 당선되면서 두테르테 가문의 정치적 영향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고, 필리핀 정치 지형을 흔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남인 파올로 역시 이번 중간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현직 부통령인 딸 사라는 2월 하원에서 탄핵 돼 최종 심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