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소재 반전 작품 전시 미술관서 근무, 예술가들 분노
“정권 수혜 입은 자, 정권의 희생자 마주하는것 용납안 돼”
[프랑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혼외자녀로 알려진 여성이 전쟁 반대 성향의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에서 근무 중이라는 소식이 확산하면서 예술계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쟁을 일으킨 주범의 핏줄과 협업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6일 더타임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흐 사이에서 2003년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엘리자베타 크리보노기흐(사진)는 현재 프랑스 파리의 ‘스튜디오 알바트로스’와 ‘L 갤러리’에서 학생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고 프랑스로 망명한 러시아 출신 예술가 나스티아 로디오노바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더는 침묵할 수 없었다”며 “전쟁이 절정에 달한 지금 (푸틴) 정권의 수혜를 입은 가문 출신이 그 정권의 희생자들을 (반전 예술가들이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에서) 마주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크리보노기흐는 전쟁 발발 직후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해 파리에 거주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크리보노기흐는 ‘엘리자베타 올레그노바루드노바’, ‘리자 크리보노기흐’, ‘루이자 로조바’ 등의 이름을 사용하며 예술대학원에서 공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푸틴 대통령과 크리보노기흐가 부녀 관계라는 사실을 인정한 적은 없다. 하지만 크리보노기흐가 2021년 푸틴의 딸이라는 소문으로 주목받은 데 대해 “사람들이 내 SNS를 찾게 되는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며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2022년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SNS 활동을 중단하고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