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영화 촬영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공장소에서 시민을 향한 ‘민폐’와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엔 납골당에서 조문 중이던 유가족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요청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납골당에서 조용히 해달라는 촬영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할머니 발인 후 납골당에 갔더니 드라마 촬영 중이었다”며 “말도 안 하고 조용히 있었는데 스태프가 다가와 ‘촬영 중이니 조용히 해줄 수 없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가족이 큰 소리도 내지 않았는데 ‘촬영 방해’로 간주돼 제지를 받은 셈이다. 납골당 측은 촬영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촬영 작품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같은 촬영 민폐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시내 번화가와 뷰포인트 등에선 촬영을 이유로 시민 통행이 제한되곤 한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는 고창 청보리밭 축제장 입장을 막아 관광객 불만을 샀다. JTBC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제작진은 병원 앞에서 촬영 중이라는 이유로 고위험 산모의 진입을 막아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촬영은 공공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시민 일상과의 조율이 필수다. 그러나 현장에선 “촬영 중입니다” 한마디에 통행, 대화, 활동이 제약받는 경우가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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