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기습 홍수, 시간당 100㎜ 퍼부어…여름 캠프 어린 여학생들 잠자다 폭우 휩쓸려 참변

[뉴스포커스]

추가 홍수 경고, 트럼프 재난지역 선포
날로 맹렬 기상이변 참혹함 우려 증폭

지난 4일 새벽 텍사스주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어린이와 청소년 15명을 포함해 최소 82명이 목숨을 잃고 실종자도 40여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실종자 중엔 여름 캠프에 참가 중 잠을 다다가 폭우에 휩쓸린 어린 여학생들이 대거 포함돼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커 카운티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6일 CNN 방송에 따르면 구조작업이 진행되면서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으며, 많은 비가 계속 내리면서 홍수가 또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24∼48시간 동안 강한 비가 커 카운티 인근 콘초 밸리에 쏟아지면서 추가로 홍수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텍사스·뉴멕시코 등 미국 남부 일대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텍사스 중서부 일대를 흐르는 과달루페강이 범람했다. 일부 지역에선 몇 시간 만에 한 달 치 강수량에 해당하는 비가 쏟아졌다. CNN은 “텍사스 중부 케르빌 인근 헌트 마을에는 4일 아침 세 시간 만에 약 15㎝의 비가 내렸다”면서 “이는 이 지역에서 100년에 한 번 내릴 정도라고 할 만큼 많은 강수량”이라고 전했다.
일부 마을 주민과 여름 캠프 참석차 청소년 수련 시설에 머물던 여학생들이 한밤중 홍수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대거 희생됐다.
희생자 중 어린이·청소년 상당수는 과달루페강 인근에 있는 여학생 전용 기독교 청소년 수련 시설 ‘미스틱 캠프’의 여름 캠프 참가자로 확인됐다. 이들 중엔 13세·11세 자매와 8~9세 어린이 여러 명이 포함돼 있다.
숙소 이층 침대에 학생들이 덮고 자던 분홍색 이불이 흙탕물에 뒤덮인 현장 화면 등이 공개되면서 소셜미디어에는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실종자들의 구조를 바라는 메시지가 퍼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끔찍한 참사로 피해를 입은 모든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위로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6일 희생자·실종자를 위한 ‘기도의 날’을 선포했다.
이 지역은 높은 강수량, 얇은 토양, 가파른 지형 등 복합적 요인으로 전에도 갑작스러운 홍수가 발생한 적이 여러 차례 있다. 1987년 7월 다리를 건너던 교회 버스 등이 물에 휩쓸려 청소년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재해를 두고 미국에서는 갈수록 맹렬해지는 기상이변의 참혹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연방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상 관련 인력과 예산도 삭감돼 논란이 일고 있다. CNN은 “이번 홍수 피해 지역의 국립 기상청 사무소 내 많은 전문가 자리가 공석이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비해 공석률이 거의 두 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