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대홍수 사망자 100명 훨씬 넘을 듯, 여름 캠프 참가 아이들 참사에 美 전국 애도 물결
[뉴스인뉴스]
숙소 침대에서 자다가 폭우에 휩쓸려
홍수주의보 이어져 실종자 수색 난항
부시 전 대통령, 교황 등 희생자 애도
텍사스주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캠프에 참가했던 여자 어린이 27명이 폭우에 범람한 강물에 휩쓸려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이번 홍수로 7일 현재 사망·실종자가 100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희생자와 실종자 상당수가 여름방학 캠프에 참가하던 초등학생 여자 어린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미국 사회가 더욱 충격과 슬픔에 빠진 모습이다.
CNN에 따르면 두 시간 만에 수위가 6m 이상 상승한 과달루페강 근처 ‘캠프 미스틱’에서 캠프에 참가 중이던 학생과 지도교사 등 27명이 숨졌다. 아이들은 하루 일과를 끝내고 숙소 2층 침대에서 친구들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곤히 잠든 상황에서 불어난 물길에 휩쓸려갔다. 폭우 당시 캠프에는 학생 750여 명이 묵고 있었으며, 과달루페강에서 가까운 저지대 숙소에 피해가 집중됐다.
캠프 관련 사망자 중 신원이 확인된 앨라배마주 출신 8세 소녀의 할머니 데비 포드 마시는 페이스북에 손녀를 잃은 슬픔을 전하면서 "이 아름답고 용감한 소녀가 우리 삶에 함께했던 것을 항상 축복으로 여길 것"이라고 썼다. 캠프 참가자 사망자 중엔 석유 재벌 윌리엄 허버트 헌트의 증손녀인 제이니 헌트(9), 쌍둥이 자매 해나·리베카 로런스(8)도 포함됐다.
캠프 미스틱은 내년 설립 100주년을 맞는 유서 깊은 기독교 여학생 캠프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배우자 로라 부시 여사가 이곳의 지도교사 출신이다. 텍사스 출신인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을 비롯해 지역 유력 인사들의 자손들이 대대로 거쳐간 곳으로도 유명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애도 성명을 내고 “소중한 아이들을 잃은 참사 소식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며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이 슬픔을 이겨내기를 로라와 텍사스 주민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출신 교황 레오 14세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모든 가족에게, 특히 여름 캠프에 있던 딸들을 잃은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당국은 캠프 참가 어린이 10명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으며 수색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CNN은 이번 텍사스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7일 오후 5시 현재 104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으나 아직도 실종자가 많아 전체 사망자 수는 1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대규모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수색을 펴고 있지만, 이 지역에 호우와 악천후가 이어지면서 수색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기상청 감원, 피해 키웠나
민주당 상무부 조사 요청
한편 강물 범람과 급류 위험이 높은 강 상류의 캠핑장과 주거지에 미리 대피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의 대응실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척 슈머 연방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 상무부에 국립기상청(NWS)의 감원과 인력 부족이 이번 텍사스 인명피해를 키웠는지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민주당의 지적에 대해 "비열하다"고 비난하며 "국립기상청은 적시에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고 강조했다.
전날 커 카운티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께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김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