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플레이' 경고성 발언…"진정성 있다면 특검에 전하면 될일…연락 오면 언제든 수사"

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줄소환…'삼부·도이치·구명로비' 모두 걸친 이종호도 조사 검토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1일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린 김예성(48)씨를 향해 특검에 직접 출석 의사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집사 게이트' 주 피의자 김모씨가 자진 귀국해 특검 조사를 받겠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으나, 특검은 김씨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출석 의사를 전달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의 이런 언급이 진정한 것이라면 언론이 아니라 특검에 그 뜻을 전달하면 될 일"이라며 "이른 시일 내 특검에 연락해온다면 특검은 언제든지 정해진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브리핑 후 언론 공지를 통해 "김씨가 신속히 자진 귀국해 수사에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씨는 2023년 자신이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업체 IMS가 부실기업임에도 김 여사와의 관계를 토대로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그룹 계열사 등 기업으로부터 180억원을 부정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올해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해 현지에 머무르고 있다.

특검팀은 김씨의 베트남 연락처를 알지 못하고, 그와 함께 피의자로 입건된 배우자 정모씨는 휴대전화를 해지한 상태이며, 처가에도 연락했으나 김씨의 연락처 확보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 일부 매체가 김씨의 측근을 인용해 김씨가 특검의 조사를 받을 의향이 있다고 보도하자, 일종의 '언론 플레이'로 보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면서 공개적으로 압박성 경고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앞서 압수수색을 진행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소환 조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문 특검보는 "이번 주 이뤄진 압수수색 이후 압수물 분석을 실시 중"이라며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 8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국회 사무실 및 자택, 김영선 전 의원 창원 자택, 김상민 전 검사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공천개입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현재 압수물 분석과 함께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그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해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문 특검보는 삼부토건·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조만간 소환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아직까지는 이 전 대표 측과의 소환 조율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삼부토건 경영진이 다 와서 진술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그 내용을 살펴보고 진행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이미령 김현수 기자 alrea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