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위, 예비인가 심사서 불허 판정…한인 단체장·한상들 대거 주주 참여 물거품

[뉴스포커스]

자금조달 미흡, 복잡한 컨소시엄 한계
제4인터넷전문은행 추진 사실상 백지화
한국 금융당국 "새 정부 출범과는 무관"

재외동포를 위한 인터넷은행을 표방하면서 설립 추진에 나섰던 포도뱅크가 끝내 무산됐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 다른 후보 3곳과 함께 불허 판정을 받아서다. 재외동포를 위한 제2의 카카오뱅크를 꿈꿔던 포도뱅크는 설립 예비 단계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사실상 좌초됐다.
한국의 금융위원회는 17일 정례회의에서 포도뱅크를 포함해 소소뱅크, 소호은행, AMZ뱅크 등 4곳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지난 3월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지 6개월 만이다.
포도뱅크를 비롯해 4곳 모두 무더기 불합격 사태가 발생한 것은 첫 번째 심사 기준인 릫자금 조달 안정성릮에서 모두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서다.
특히 포도뱅크는 대주주의 투명성과 추가 자본 출자 가능성이 미흡하다는 지적까지 받은 게 직격탄이 됐다. 
포도뱅크는 재외동포 인터넷뱅크로서 재외동포 단체장과 한상들이 대거 주주로 참여한 가운데 추진됐다. 한국에서도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군인공제회, 홍록, 게이트웨이 파트너스, 한국대성자산운용, 회귀선프라이빗에쿼티, 광명전기, 이수그룹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올해 2월에는 전 세계 한인단체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포도뱅크 설립을 위한 600억원 규모의 한상펀드 조성 추진회의가 화상으로 열리기도 했다. 
제4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포도뱅크를 포함해 단 한 곳도 통과하지 못한 결과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앞서 한국의 금융당국은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수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단 한 곳에도 인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번에는 제4 인뱅 인가 조건이 한층 까다로워지면서 문턱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최대 15개 업체가 참여한 복잡한 컨소시엄 구성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이다 보니 각 컨소시엄이 지향하는 바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한국의 금융당국이 이번 결정이 새 정부 출범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제4인터넷전문은행 추진이 사실상 백지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된 만큼 정권 교체와 함께 동력을 상실한 상태인 데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은 새 정부의 국정 과제에도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보면 인터넷은행 신설보다는 소상공인 금융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제4 인터넷전문은행은 새 정부의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