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매장만도 못했다"
사다리차 탄 4인조, 왕실 보석 8점 훔쳐
박물관 전격 휴관에 관광객들 '우왕좌왕'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19일 괴한들이 침입해 왕실 보석 8점을 훔쳐 달아났다. 루브르 박물관은 19일에 이어 20일도 전격 휴관을 결정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범인들은 이날 개장 30분 후인 오전 9시30분경 사다리를 타고 박물관에 침입해 프랑스 왕실 보석류가 전시된 릫아폴론 갤러리릮에서 보석류를 훔쳐서 달아났다. 로르 베퀴오 파리 검사장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범인 4명은 박물관의 센강 쪽 외벽에 사다리차를 대고 올라가 보석류 9점을 훔쳐냈고, 그 중 1점은 현장 인근에서 회수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문화부에 따르면 도난 물품에는 나폴레옹 1세가 부인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목걸이,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과 브로치, 18세기 마리 아멜리 왕비와 오르탕스 왕비와 관련된 사파이어 목걸이 등이 포함됐다.
범인들이 떨어뜨리고 간 보석은 나폴레옹 3세 황제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으로 부서진 채로 발견됐다. 루브르 홈페이지에 소개된 이 왕관은 다이아몬드 1354개와 에메랄드 56개로 장식됐다. 다만 아폴론 갤러리에서 가장 유명한 전시품으로 꼽히는 140캐럿짜리 레장 다이아몬드는 도난되지 않았다.
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범행이 단 7분 동안 일어났으며 도난당한 보석이 값을 매길 수 없는 귀중품"이라며 "사전에 철저히 계획된 범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범행이 일어난 아폴론 갤러리는 프랑스 왕실 보석류가 있는 화려한 전시실로 센강 쪽에 위치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레오나르도다빈치의 모나리자와 불과 250m 떨어진 곳이다.
도난 여파로 박물관은 19일에 이어 20일도 휴관했다. 20일 오전 9시 전부터 입장을 위해 긴 줄을 섰던 관광객들은 한시간 이상 줄을 서다 돌아가야 했다.
루브르 박물관 도난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11년 모나리자가 이탈리아인 빈센조 페루자에 의해 도난됐다 2년여 만에 루브르로 돌아온 바 있다.
프랑스 정치권에선 루브르 박물관의 부실 보안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도난 사건은 우리가 아끼는 역사적 유산에 대한 공격으로, 범인을 반드시 잡고 유물을 되찾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