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역사적인 사건" 비중있게 보도,"'리얼리티 쇼'본딴 쇼맨심의 산물"평가

2020년 대선 캠페인서 성과로 활용
WSJ "상징성을 넘어설지는 불확실"

판문점에서 벌어진 남·북·미 정상의 만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특유의 쇼맨십이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CNN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얼리티 쇼'를 진행했던 것을 비유해 "이번 이벤트는 트럼프 쇼맨 본능의 새 단계"라며 '리얼리티 쇼'에 비유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회담을 "역사적 사건"이라며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쇼맨십'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AP통신은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지 못한 북한과 김정은에게 '선전(프로파간다) 승리'를 안겨줄 것"이라며 "전례 없는 쇼맨(ever the showman)인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만남을 통해 전임 대통령들보다 한 수 앞서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전례 없는, 카메라 친화적인 친교의 장"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우호 관계를 과시함으로써 교착 상태를 깨고 협상으로 나가는 길을 여는 '도박'을 감행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측은 북한이 핵무기를 어떻게, 언제 포기할 것인지에 대해 여전히 깊은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만남이 '상징성'을 넘어설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DMZ의 '세기적 만남'을 구상한 것이 2020년 대선 캠페인 활용을 위해서라는 분석을 내놨다. NYT는 "트럼프의 재선 캠프는 DMZ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트럼프 대통령의 '피스 메이커'역할을 부각하는 대표적 성과로 활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들은 첫 TV토론을 열며 여론의 주목도를 높이고자 했지만 이 역시 무위로 돌아간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번 회담은 차기 대통령직을 노리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비추어졌던 스포트라이트를 다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려놓았다"고 평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블룸버그통신 기자는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는데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자격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과)매우 많은 성과를 이뤘지만, 가짜 뉴스만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양 정상의 만남이
평화로 이어지길"
프란치스코 교황 기원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판문점 회담에 대해 "양 정상의 만남이 평화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에게 "나는 그 주인공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한편 그와 같은 중요한 몸짓이 평화에의 발걸음이 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