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 경제 보복, 中·露의 영공 침범, 北 탄도 미사일 발사

[뉴스포커스]

잇딴 주변국 무시 행보, 해법 없는 정부 대응 답답
한인들도 "수모당하는 고국 생각에 분노 밤잠 설쳐"
정치·경제·외교 총체적 난국, 하루빨리 머리 모아야

지난 1일 한국대법원 징용배상 판결 8개월여 만에 일본이 경제 보복에 나선 이후, 23일 중·러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 및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 독도 인근 한국 영공 침범, 25일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그리고 26일 한국 축구 및 팬을 우롱한 '호날두'까지…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도 이같은 잇딴 한국 무시 행보에 적지 않은 상처를 받고 있다. 이렇다 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대응에 답답한 마음만 쌓여가고 있다.

▶자존심에 상처, 치료제 있나

일본은 지난 1일 한국으로의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대법원의 첫 배상 판결이 나온지 8개월여 만에 나온 조치다. 일본은 수출규제를 가해 기본적으로 징용 배상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한국에 대한 수출을 허가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의 금수 조치나 마찬가지다. 나아가, 일본은 한국에 대한 통신기기 및 첨단 소재의 수출 통제를 외환법에 따른 우대 대상인 '화이트 국가'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시키려는 의도를 내비추고 있다. 한국이 되받아 칠 묘수는 마땅치 않다.

또 지난 23일엔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다. 한국군은 F-15K와 KF-16 등 전투기를 출격시켜 차단 기동과 함께 러시아 군용기 쪽으로 경고사격을 가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으로까지 치달았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3대가 KADIZ에 진입했고, 이 가운데 러시아 군용기 1대는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해 우리 군이 대응했다"고 밝혔으나 러시아나 중국의 사과는 없었다. 되레 영공 침해는 없었다고 오리발이었다. 한국은 더이상 할말이 없다.

▶정부, 말 안하나 못하나?

25일에는 북한이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신형'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발사를 직접 지도하면서 "남조선 당국자가 최신 무기 반입이나 군사연습과 같은 자멸적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오늘의 평양발 경고를 무시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을 요구하며 발사한 '평양발(發) 미사일 경고에 대해 한국 정부는 아무런 대답을 안하고 있다.

이러한 '대놓고 한국 무시' 행보는 급기야 국민 스포츠인 축구 경기로까지 이어졌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수와 K리그 선발팀(팀 K리그)간 친선경기에서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선수가 이날 경기에 최소 45분 이상 출전하기로 한 계약을 위반하고 경기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이날 경기장을 찾은 6만3천여 관중은 물론 한국 축구팬들의 자존심까지 상하게 했다. 중국에서 벌어진 인터밀란과의 경기에는 출전해 프리킥 골을 넣었고 팬 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한국에서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뿐인가. 27일 자신의 SNS에 "집에 오니 좋다"라는 문구를 넣은 영상을 올렸다. 부상 때문에 경기에 결장했다는 유벤투수 감독의 말은 허언이었나. 호날두의 한국 조롱은 도를 넘은 듯 했다.

▶한국의 저력 보여줘야

LA에 사는 전 언론인 김모씨는 "요즘 한국 뉴스를 접하고 있노라면 우리나라 국력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가 라는 답답함을 느낀다"며 "정치, 외교, 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국민들에게 허탈감을 주고 있다"고 일침을 날렸다.

밸리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이모씨는 "우리나라가 수모를 당한다고 생각하니 밤잠을 설칠 정도"라고 말하고 "하루빨리 정신차려 한국의 저력을 보여줘야 할때"라고 분개했다.
한 단체장은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이 훼손당하는 등 일련의 사태를 보며 미주 한인들도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등 분노가 치솟고 있다"고 말하고 "미주 한인사회의 이러한 분노엔 문재인 정부가 일련의 국가 경제 및 안보 사태에 속시원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정서가 밑바탕에 갈려있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치권이 하루빨리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와 안보 문제에 대해 초당적으로 해법을 찾아 해외 동포들에게도 시원한 소식을 들려주기는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