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본부장 "전염력 높은 발병 초기에 방문…실내서 마스크 안 써"
"2일 0∼4시 이태원 유흥시설 방문자 중 유증상자는 검사받아야"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경기도 용인시의 29세 남성 확진자 A씨와 관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일까지 총 15명이 확인된 가운데, 방역당국은 A씨를 이태원 클럽 관련 감염의 초발환자(첫 환자)로 추정했다. 감염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A씨와 동선이 꼭 일치하지 않더라도 비슷한 시간대에 이태원 일대 유흥시설을 방문한 사람 중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15명 확진자의 역학조사 결과로는 29세 용인시 (66번 환자 A씨) 사례를 발병이 빠른 초발환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감염경로와 관련해서는 "지금은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계속 조사가 진행 중이고 접촉자에 대해 자가격리 등의 조치를 하고 있지만, 저희가 놓치고 있을 감염원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A씨와 관련한 코로나19 감염자는 현재까지 15명에 이른다. 이날 확인된 13명 중 12명은 클럽에서 접촉한 이들이고 1명은 직장동료다. 확진자들은 19∼37세의 젊은 연령층이다.

A씨는 지난 2일부터 고열과 설사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였으며, 6일 확진 판정을 받고 현재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2일에는 이태원 일대를 돌며 0시∼오전 3시 30분에 '킹클럽', 오전 1시∼1시 40분에 '트렁크', 오전 3시 30∼50분 '퀸'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클럽 내부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 본부장은 "아직은 2일에 클럽에서 노출돼 감염된 확진자가 대다수"라며 "그래서 1차 용인시 사례로 인한 2차 전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 검사 결과 바이러스의 양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어서 (A씨가) 전염력이 높은 시기(발병 초기)에 시설을 방문했고, 입장을 대기하면서는 마스크를 썼지만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A씨의 발병 2주 전까지의 동선을 짚어가며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접촉자는 이태원 클럽 방문자 1천500여명과 종업원 73명까지 파악한 상태로, 접촉자는 물론 확진자 수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본부장은 "지금은 무엇보다도 초동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확진자가 방문한 이동 동선에 머물렀거나 접촉한 분들은 방역당국, 서울시, 경기도 등의 지자체 조치에 적극 따라 달라"고 강조했다.

일단 A씨와 같은 시간에 이태원 클럽 3곳을 방문했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외출이나 출근하지 말고 집에 머물러 달라고 말했다.

또 이 3곳이 아니더라도 2일 오전 0∼4시에 이태원에 있는 클럽이나 유흥시설을 방문했고 의심증상이 있다면 관할 보건소나 '1339' 콜센터를 통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특히 "이번 유흥시설 감염 사례는 느슨해진 방역수칙 준수에 경각심을 주는 사건이라 생각한다"며 "일상생활 속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발생한 집단감염이 비단 유흥시설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환기가 안 되는 밀폐·밀집시설이라면,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고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면 유흥시설·다중이용시설·직장·종교시설·생활체육시설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명심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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