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종료 하루 앞두고 여야 정면충돌…연말정국 시계제로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전명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정기국회 회기 종료를 하루 앞둔 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을 비롯한 핵심 쟁점법안을 상임위에서 일사천리로 처리해 본회의로 넘겼다.

국민의힘은 의회독재라며 거세게 반발했지만 수적 열세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국민의힘은 9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포함,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예고하고 있어 연말정국이 시계제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법사위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했다.

국민의힘이 표결에 불참하고 "법안 날치기"라고 강하게 항의했지만, 민주당 소속인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토론 절차를 생략하고 기립표결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이른바 3%룰을 완화하는 상법 개정안과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 대북전단살포금지법안, 5·18왜곡처벌법안,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안을 소관 상임위에서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민주당은 9일 본회의에서 야당이 필리버스터 전략을 꺼내 들더라도 진보 정당과 무소속 의석으로 재적의원 5분의3(180석) 요건을 채워 바로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24시간 필리버스터 후 재적의원 5분의 3으로 종결시키기 위한 의결정족수가 필요하므로, 의원들은 본회의에 모두 참석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전날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철야 연좌농성 중인 국민의힘은 모든 수단을 동원한 총력 저지 태세에 돌입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우리는 당당하고, 저자들은 얼굴조차 제대로 들지 못할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다"면서 "역사의 힘이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의 무도한 짓을 절대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장 앞에서 "독재로 흥한 자, 독재로 망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여당의 일방처리를 규탄하는 여론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는 등 쟁점법안 통과 저지에 당력을 쏟기로 했지만 물리적 행위를 금지, 처벌하는 국회선진화법과 수적 열세로 인해 합법적 저지 수단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당내에서는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고 장외로 나가 정권퇴진 투쟁까지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온다.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