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vs "공공복리에 중대 영향"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 처분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의 심문 기일이 오는 22일로 잡히면서 법원 판단에 이목이 쏠린다.

주요 사건의 경우 심문 당일 결과가 나오기도 해 이르면 다음주 중 윤 총장의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집행정지 사건을 심리할 재판부는 우선 핵심 쟁점으로 피징계자인 윤 총장의 '회복할 수 없는 손해'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2개월 정직은 검찰총장 및 검사로서의 직무를 상당 기간 수행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회복할 수 없는 손해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일 윤 총장의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직무배제 처분은 "금전보상으로는 참고 견딜 수 없는 유·무형의 손해"라고 인정했다. 이런 논리가 이번 재판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판사 출신 도진기 변호사는 "2개월은 굉장히 절묘한 기간"이라며 "개인에게 치명적인 손해인지 판단하기 애매해 마치 담장에 걸린 것 같다"고 언급해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선 직무배제 집행정지 사건과 달리 법무부에서 내세우는 징계처분의 공정성을 위협하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이 중요한 판단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정법원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판사는 "윤 총장이 더는 징계혐의자가 아닌 징계 처분을 받은 자에 해당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는데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직무배제의 경우 집행정지 인용 시 징계 결정 전까지 매우 짧은 기간만 직무를 유지하는 효력이 있었지만, 이번 정직 처분은 집행정지 인용 시 정직 기간인 2개월 내내 직무를 유지하게 돼 정직 처분의 전체 효력을 잃게 만드는 차이가 있다.

다만 직무배제 사건 재판부는 윤 총장 직무배제가 검찰사무 전체의 운영과 검찰공무원의 업무 수행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공공복리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봤다.

결국 재판부는 법무부가 주장하는 공공복리와 윤 총장 측이 주장하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비교 형량해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사건은 윤 총장의 임기가 올해 7월까지인 반면 본안 소송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정직 처분 취소를 구하는 본안 소송이 어떤 결과로 종결돼도 의미가 없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임기가 끝난 윤 총장이 본안 소송에서 승소한다고 해서 정직 2개월을 회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패소한다고 해서 임기 종료의 총장에게 정직을 다시 내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본안 소송만큼은 아니더라도 집행정지 소송에서 징계 사유의 정당성이나 절차적 적법성 등을 검토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 더욱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다음주 심문 과정에서 윤 총장 측은 징계의 절차적 부당성을 증명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법무부는 징계위 결정과 대통령의 재가로 징계 처분이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점 등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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