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문제글 삭제 후 12시간 정지…규정위반 계속되면 영구정지"

페북도 24시간 잠정정지·트럼프 동영상 삭제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이영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6일(현지시간) 트위터, 페이스북, 스냅쳇 등 소셜미디어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잠정 정지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통창구로 적극 활용해온 트위터는 규정 위반이 계속될 경우 계정을 영구 정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위터는 이날 게시된 트럼프 대통령 계정의 트윗 3개가 자사의 선거 공명성 정책(Civic Integrity Policy)을 반복적이고 심각하게 위반해 계정주에 삭제를 요청했다고 CNN 방송,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위터는 "이 3개 트윗을 삭제한 후 12시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이 정지된다는 의미"라며 트윗을 삭제하지 않으면 계정은 계속 정지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적인 (규정) 위반은 트럼프 대통령 계정의 영구 정지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금까지 대통령을 겨냥해 트위터가 취해온 조치 중 가장 가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위터는 이날 이에 앞서 "폭력의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문제가 있다고 표시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이들의 트윗을 리트윗하거나 '좋아요'를 표시하는 등의 활동을 제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해야만 할 일을 할 용기가 없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는 '좋아요'를 누를 수 없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 트윗을 리트윗하려 할 경우 실제로 리트윗 대신 댓글을 쓰는 창으로 연결된다.

트위터는 이런 제한 조치가 "워싱턴에서 진행 중인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활동의 한 갈래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도 트럼프 대통령 계정을 24시간 동안 정지한다고 밝혔다.

또 지지자들에게 "집으로 가라"고 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영상을 삭제했다. 가이 로젠 페이스북 부사장은 트위터로 해당 영상은 "현재 진행 중인 폭력을 줄이기보다 부채질한다고 판단해 삭제했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동영상에서 귀가하라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지지자들에게 동조하는 어조를 띠었고 대선 사기 주장을 되풀이했다.

페이스북은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전국 특정 장소에 무기를 들고 갈 것을 촉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날 의사당 난입사건을 지지하는 콘텐츠를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앞서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 "오늘 국회의사당의 폭력 시위는 수치"라며 "우리 플랫폼에서 폭력 선동이나 폭력에 대한 호소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폭력 선동 관련 규정에는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예외 규정이 없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동영상 공유기업 스냅쳇의 모기업인 스냅도 트럼프 대통령의 스냅쳇 계정을 잠정 정지했다.

SNS 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인권단체 등이 트럼프 대통령이 폭동을 선동했다며 그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정지시키라고 요구하는 와중에 나왔다.

미국 최대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폭동을 조장하고 폭력을 선동했다며 비난했다.

이 단체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씨 뿌린 이 폭력과 소요를 끝내라고 촉구할 책임이 있다"며 "그의 가짜정보 활동은 우리 민주주의에 명료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ADL은 그런 위험이 해소될 때까지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그의 계정을 즉각 정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