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다 쓴 배터리 충전 대신 미리 충전된 다른 배터리 교환 '新 전기차 사업' 시선집중

중국

주유소에 가면 기름 넣듯이 수분만에 교체
배터리는 임대 방식, 전기차 싸게 구입 장점
정부 적극 권장속 전기차 시장 대세 가능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전기를 다 쓴 배터리를 다시 충전하는 대신 미리 충전된 다른 배터리로 신속하게 바꿔 끼는 방식의 전기차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런 배터리 교환 방식의 전기차 사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어 향후 중국에서 배터리 교체식 전기차가 시장의 대세가 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상하이자동차는 최근 배터리 교체형인 전기 승용차인 룽웨이(榮威)Ei5 '신속 교체 모델'을 출시했다. 중국의 대형 완성차 업체인 상하이자동차가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중국에서는 전기차 스타트업 중 하나인 웨이라이(니오)가 주도적으로 배터리 교환식 전기차 사업을 추진했는데 대형 완성차 업체까지 시장 개척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는 다 쓴 배터리를 빼고 미리 충전해 놓은 새 배터리를 넣는 과거의 일반적 스마트폰과 비슷한 방식이다.

이용자가 배터리 교환소를 찾아가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듯이 수 분 만에 배터리를 갈 수 있어 편리하다.

또 사용자들이 배터리를 임대 방식으로 쓰기 때문에 우선은 배터리가 달리지 않은 전기차를 상대적으로 싼값에 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주유소처럼 촘촘하게 배터리 교체소를 지으려면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해 지금까지 획기적인 사업 진척이 이뤄지지는 못했다.

과거 웨이라이는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1천100개의 배터리 교체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만들어진 것은 약 200개에 불과했다.

다만 최근 들어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배터리 교환식 전기차가 점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리빈(李斌) 웨이라이 회장은 지난 2월 자사의 신규 주문 전기차 중 55%가 배터리를 떼고 판 배터리 교환식 제품이었다고 최근 밝혔다.

상하이자동차의 경우 배터리 교환소 투자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차량을 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택시 회사 등 기업 고객에게 초점을 맞췄다.

이 회사가 내놓은 룽웨이 Ei5 신속 교체 모델의 첫 고객은 상하이의 두 대형 택시 회사다.

이런 변화에는 중국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중국은 작년 5월 내놓은 국무원 연간 업무보고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교환소 권장 방침을 밝히면서 이를 '신 인프라'중 하나로 규정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전역의 주유소가 전기차 배터리 교환소로 활용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편, 넓은 중국 국토의 특성상 한 번 주행하면 1천㎞를 넘기는 일이 많은 화물차 역시 배터리 교환식 전기차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국과학원 어우양밍가오(歐陽明高) 원사는 "전기 트럭은 운행 거리와 배터리 비용이라는 양대 난제에 직면해 있지만 배터리 교환 방식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