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학생 따라가며 계속 괴롭혀

SNS 비판 폭발하며 곧바로 낙마

성소수자 차별·어린 학생 학대 논란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미국의 한 기업 대표가 드레스를 입은 10대 게이 남학생을 조롱했다가 온라인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결국 해고됐다.

28일 미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원격 의료업체 비수웰(VisuWell)의 최고경영자(CEO) 샘 존슨은 최근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게이 남학생 달튼 스티븐스와 그의 남자 친구 제이콥 게티맨을 조롱하다 말다툼까지 벌이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확산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게티맨이 촬영해 틱톡 등에 올린 영상을 보면 존슨은 지난 24일 무도회가 열리던 테네시호텔 정원을 지나다 달튼을 보고는 "정말 역겨워 보인다. 이상하다", "넌 그런 걸 입으면 안 된다. 남자는 드레스가 아니라 정장을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반인 스티븐스는 이에 "내가 입을 옷은 내가 정하니까 가던 길 가라"고 말했고, 존슨은 "그렇냐"고 답하며 웃음 지었다.

존슨은 그러나 직성이 풀리지 않았는지 다시 스티븐스를 따라가며 "멍청이처럼 보인다"고 말하며 계속 조롱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런 장면을 찍고 있던 게티맨의 카메라도 잡아채려 했다.

큰 충격을 받은 스티븐스는 "드레스를 입은 남성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는 잘 알고 있었다"면서 "그렇지만 요즘같은 시대에 누군가가 직접 다가와서 그런 말을 할 것이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 했다"고 토로했다.

그의 남자친구인 게티맨은 "각자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마음 속으로 해야 한다"면서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무도회가 열린 날 10대 학생에게 공개적으로 수치를 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들은 지난 주말 사이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재생산되며 성인이 어린 10대 학생을 괴롭혔으며, 성소수자를 차별했다는 논란을 낳았고, 결국 이번주 초 존슨의 해고로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스티븐스, 넌 충분히 아름답다. 존슨이 더 역겹다", "이렇게 특별한 날에 저런 행위를 한 존슨이 너무하다", "웃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비수웰은 27일 성명을 내고 "샘 존슨의 행위를 명백하게 규탄한다"면서 "본인과도 얘기를 나누었으며 비수웰 이사회는 그를 CEO직에서 해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수웰은 특히 소수자들을 위한 존중, 열정을 강조하고 있으며 존슨이 한 것과 같은 행위에 대해서는 한 치의 관용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u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