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복면에 쇠꼬챙이 들고 명품매장 우르르 몰려다니며 '싹쓸이 떼도둑' 기승

[뉴스분석/신종범죄]
북가주, 시카고 등 곳곳에서 모방 범죄 잇따라
루이비통 매장, 노드스트롬 백화점 등 주타킷
순식간 범행, 미리 대기시킨 차 나눠타고 도주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미국 곳곳에서 수십여 명의 떼도둑이 고가의 명품매장에 몰려가 상품을 닥치는대로 약탈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 수사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20일 북가주 오클랜드 인근 월넛 크릭시의 노드스트롬 백화점에 스키마스크를 쓰고 쇠지렛대 등을 든  80명의 강도가 동시에 들이닥쳐 명품 매장의 상품을 약탈<본보 11월 22일자 A-3면 보도>한 후 대기시켜놓은 25대의 차에 나눠타고 도주한 사건건이 충격을 안겼다. 이 과정에서 백화점 직원 2명이 폭행 당하고 1명은 후추 스프레이 공격을 받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절도범 3명을 현장에서 붙잡았지만, 나머지는 준비해 온 25대의 차량을 이용해 현장에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검거 된 이들은 남성 2명과 여성 한 명으로 확인됐다. 월넛 크릭 경찰은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이들이 또 다른 범죄를 계획하고 있었다는 정보가 있어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19일에는 월넛크리크 인근 샌프란시스코 중심가 유니언스퀘어 인근 명품 매장에서도 약탈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8명을 체포하고 수천 달러어치 명품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1일 오후 5시25분쯤 샌프란시스코 인근 헤이워드 소재 사우스랜드 몰에 있는 샘스 보석상에 9명의 떼강도가 급습, 상당량의 고급 보석을 탈취한후 2대의 차에 나눠 타고 도주했다.

경찰은 정확한 피해규모와 범인들의 행방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번 사건이 최근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명품 매장을 노린 ‘플래시몹(flash mob·불특정 다수가 약속된 장소에 모여 짧은 시간 약속된 행동을 하고 흩어지는 것) 강도’의 연장선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루이비통 매장을 노린 떼도둑의 범행은 최근 두 차례나 벌어졌다. 

CNN에 따르면 지난 주말 최소 14명의 떼강도가 일리노이 주 시카고 인근 오크 브룩에 위치한 루이비통 매장에 몰려가 최소 10만 달러 이상의 상품을 훔쳐갔다.

당시 도둑들은 각자 쓰레기 봉지를 들고 루이비통 매장으로 침입해 진열돼 있던 핸드백과 여러 상품을 쓸어담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특히 이같은 장면은 매장에 설치된 CCTV에 고스란히 담겼는데 마치 쇼핑을 하듯 상품을 훔쳐가는 도둑들의 모습이 생생히 잡혔다. 

오크 브룩 제임스 크루거 경찰서장은 "가면을 쓴 도둑들이 차량 3대에 나눠타고 해당 매장에 침입했다"면서 "현재 CCTV와 사건 현장에 남긴 단서를 바탕으로 용의자를 쫓고있다"고 밝혔다.

지난 1일에도 최소 13명의 떼도둑이 같은 매장에 들어가 10만 달러 이상의 피해를 끼쳤다.

베벌리힐스 로데오 길 
루이비통등 창문 파손

지난 주말 LA인근 베벌리힐스 로데오 드라이브에 위치한 고급 매장 두 곳에 유리창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베벌리힐스 경찰은 21일 로데오 드라이브에 업소 창문 파손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앞 창문이 깨지는 피해를 입은 매장은 루이비통과 색스 피프스 애비뉴(Saks Fifth Avenue)다. 경찰은 범인들이 이들 매장에서 물건을 훔쳐가지는 않았다며 로데오 드라이브에 경찰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김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