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손바닥 뒤집듯…표 득실 따른 공약 포기 도미노 행진"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이동환 홍준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30일 이재명 대선후보가 자신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국토보유세 철회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원론적 답변'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 후보는 전날 공개된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국토보유세에 대해 "국민들이 반대하면 안 한다"며 "증세는 사실 국민들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동안 부동산 불로소득 타파를 전면에 내걸고 그 수단으로 국토보유세 도입을 주장, 세수 전액을 주요 정책인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국토보유세 도입을 증세로 받아들여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한발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 '여지를 열어놓은 것'이라며 이 후보의 실용성과 유연한 태도를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철회에 이어 '국민의 뜻'과 어긋난다면 대표 공약이라도 다시 점검해보겠다는 의미임을 강조했다.

박완주 정책위 의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원론적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후보께서 이 부분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국민들이 아니라고 하면 접을 수도 있다, 논의는 하되 여지를 열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 '나만 옳다'가 아니고, '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하시니 정책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은 아니다.' 이렇게 해석하시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만일 국토보유세를 전격 철회할 경우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 문제 등이 남게 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기본소득 공약 역시 후퇴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토보유세와 종합부동산세는 지방세가 아닌 별도의 국세로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지방자치단체에 일정 금액을 교부하고 추가로 늘어난 종부세 세수는 기본소득 재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발언을 놓고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간판으로 내놓은 공약을 연달아 철회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표 득실에 따라 이 후보가 공약 포기 도미노 행진을 벌일 것이라는 예언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세금도 표 계산하는 여당 후보에 국민들은 불안하고 무섭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국토보유세는 이중과세 성격에 정부마저 난색을 표명해왔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전국민의 90%가 수혜를 볼 것이라며 밀어 붙여왔다"며 "대선 백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은 여론에 따라 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를 다스리겠다고 나선 지도자가 바꾸면 안 되는 것은 소신과 양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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