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전망…"자연재해로 인한 보험업계 손실 2017년 이래 최대"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미국 중부 지역을 강타한 초강력 토네이도로 인한 보험 청구액이 50억 달러(약 6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업계 추산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신용평가 회사인 피치는 이번 토네이도로 말미암은 보험 청구액을 이같이 추산했다.

피치는 "12월에 이런 종류의 기상 재해가 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기후변화가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 12월은 대류성 폭풍으로 인한 보험 청구액이 연중 가장 적은 달로 꼽힌다.

이달 10일 밤부터 미국 중부를 덮친 토네이도는 최소 88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가운데 켄터키주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74명에 이른다.

피해지역에선 여태 100명 이상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피치가 추산한 이번 사태 관련 보험 청구액인 최대 50억 달러는 작년 8월 미국 남서부를 휩쓴 드레초(먼 거리를 빨리 이동하는 폭풍의 한 형태)의 피해로 인한 청구액을 넘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2월 텍사스를 덮친 겨울폭풍 피해액(150억 달러·약 17조8천억원)이나, 지난 8월 미국 동부 일대를 물바다로 만든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한 손실(400억 달러·47조4천억원)보다는 적은 규모다.

피치는 그러면서 "이번 토네이도까지 더해지면서 자연재해로 인한 미국 보험업계의 연간 손실이 2017년 이래 최대치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미국 텍사스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캘리포니아 산불 등 초대형 자연재해가 빈발한 2017년에는 약 1천300억 달러(약 154조원)의 보험 청구액이 발생한 바 있다.

피치는 이어 "재보험 회사들은 또 다른 기상 이변으로 인한 손실을 흡수하고, 기후 변화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1월 가격 갱신 때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재난 관리 업체인 캐런 클라크 앤 컴퍼니는 약 200마일(약 320㎞)을 이동하면서 켄터키주 등 6개 주를 할퀸 이번 토네이도로 인한 보험 청구액이 30억 유로(약 3조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