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심상정·김동연 후보와 유영민 靑 비서실장 등도 조문

순직 소방관 3명에 1계급 특진·훈장 추서…8일 오전 합동영결식

(평택=연합뉴스) 김솔 기자 = "아이고 어떡해. 어떻게 하면 좋아."

7일 오후 3시께 평택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3명의 빈소에 사복 차림의 남성 조문객들이 들어서자 유가족 사이에서 통곡이 터져 나왔다.

이날 빈소를 찾은 A씨와 B씨 등 2명은 순직한 소방관 3명과 화재 현장에 진입했다가 간신히 탈출한 소방대원이다.

A씨는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걸음을 옮기면서도 10여 분 동안 3곳의 빈소를 하나씩 찾아 함께 동고동락하던 팀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는 탈출 당시 상처로 한쪽 손등에 의료용 밴드를 붙이고 있었다.

B씨도 침통한 표정으로 A씨를 다독이며 조문을 이어갔다.

영정 앞에 선 A씨 등이 유가족과 마주 보고 울음을 터뜨리자 빈소를 지키던 다른 소방관들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과 함께 빈소를 찾은 한 소방관은 "A씨 등이 현장에서 간신히 탈출한 뒤 곧바로 병원 치료를 받아 건강상 큰 지장은 없지만,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이형석(50) 소방경·박수동(31) 소방장·조우찬(25) 소방교의 빈소에는 이틀째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빈소가 마련된 평택 제일장례식장에는 유가족들이 이른 아침부터 침통한 표정으로 조문객을 맞았다.

만 3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박 소방장의 유가족은 "이 어린 걸 왜 데려가"라며 목놓아 울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오후가 되자 고인과 같은 소방서에서 근무했던 동료 소방관 10여 명도 빈소를 찾았다.

조문 순서를 기다리는 내내 서로 부둥켜안으며 눈물을 삼키던 이들은 유가족과 맞절하며 결국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렸다.

소방관들의 순직을 비통해하는 일반 시민의 조문도 계속됐다.

경기 의정부시에서 왔다고 밝힌 이모(67) 씨는 "아들이 소방대원으로 근무하고 있어 소방관들의 순직 소식이 남 일 같지 않아 조문을 왔다"며 "어제 소방관들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고 무사히 살아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비통한 일이 생기고야 말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부천소방서, 용인소방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소방안전공무원노동조합 등도 빈소를 찾아 동료들의 명복을 기원했다.

이날 빈소에는 정치권 인사와 기관장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 여영국 정의당 대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이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과 이흥교 소방청장, 최승렬 경기남부경찰청장도 조문했다.

유 실장은 "투철한 책임감과 용기로 화마와 마지막까지 맞서다 순직한 소방관 세 분의 명복을 빈다"며 "대통령께서도 어제 이같이 말씀하시며 순직하신 분들께 개별적으로 조전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오후 이곳을 방문해 10여 분간 3명의 빈소를 차례로 찾아 조의를 표했다.

조문을 마친 이 후보는 별다른 말 없이 취재진에게 목례만 한 뒤 조용히 빈소를 떠났다.

뒤이어 빈소를 찾은 전 장관은 유가족들을 만나 옥조근조훈장을 전달했다.

앞서 경기도는 순직 소방관 3명을 7일 자로 1계급 특진하고 옥조근조훈장을 추서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합동영결식은 8일 오전 9시 30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된다. 장의위원장은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이 맡는다.

고인들의 유해는 8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s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