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2∼3일內 답변' 압박하다 메시지 중단…尹과 빈소 대면 주목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16일 유세 버스 사고로 숨진 국민의당 선거운동원 2명의 빈소를 직접 조문하기로 하면서 야권 단일화 협상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윤 후보는 이날 저녁 강원 원주 유세를 마치고 충남 천안으로 내려가 빈소를 방문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밤 늦게까지 빈소를 지킬 예정이어서 별다른 사정이 없으면 두 후보 간 만남이 성사될 전망이다.

고인들을 애도하는 자리에서 정치적 대화를 주고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안 후보가 단일화를 공식 제안한 뒤 이뤄지는 첫 대면이어서 정치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참모들이 건의하기에 앞서 안 후보가 있든 없든 빈소를 직접 찾아 애도의 뜻을 표하겠다고 밝히고 일정 조정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화 협상 과정과 무관하게 안 후보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한 제스처로 해석됐다.

윤 후보 측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단일화 문제와 관련, "모든 것이 후보의 판단에 맡겨져 있는 상태"라고 전제했다.

이어 "정권 교체를 위해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겸허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 후보가 이날 안 후보와의 조우를 계기로 당장 소통의 물꼬를 트고 단일화 협상을 급진전시킬 여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분간 윤 후보가 '고민해보겠다. 아쉽다'는 발언에서 단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않기로 했다"며 "뉴스를 키우지 말자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오늘 조문은 조문이고 단일화는 단일화"라며 "며칠 내 담판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두 후보는 며칠 간 시간을 벌게 된 모양새다.

안 후보 측이 "2∼3일 안에 답변을 달라"고 요구하고, 윤 후보가 즉답을 피하면서 양측 사이에 미묘하게 형성됐던 팽팽한 긴장감이 다소 이완될 것이란 평가다.

안 후보는 장례 절차를 마치는 18일 이후 선거운동을 재개할 전망이다. 윤 후보를 향한 메시지도 그때까지는 멈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 당은 현재 고인을 예우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며 "선거 시계도 멈춘 것"이라고 말했다.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