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화제]
중국 vs 인도 '인구 가장 많은 나라' 두고 힘겨루기 논쟁 가열
인도 SNS에 "인구 14억1500만명 넘어서" 글 퍼지며 논란 촉발
센서스 아닌 인구 증가 속도로 추산, 공식 기록으론 중국 앞서
전문가들 "숫자 보다 그 인구로 뭘하느냐는 인구 질이 더 중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를 두고 중국과 인도 간에 때아닌 논쟁이 일고 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달 초 SNS를 중심으로 인도의 전체 인구수가 14억1500만명을 기록해 중국을 제쳤다는 글이 퍼지며 논란이 시작됐다. 이 기록의 근거는 인도의 한 의료정보 사이트 메딘디아(medindia)가 추산한 '인도 인구 시계'에서 나온 것. 구체적인 인구 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인구 증가 속도를 고려해 가늠한 수치다.
공식 기록으로는 아직 중국이 인구수에서 인도를 앞서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1260만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진행한 10년 만의 인구 조사를 토대로 한 결과다.
유엔에 따르면 인도의 인구수는 13억9300만명이다. 인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10년 단위로 진행하는 인구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SNS상에 올라온 인도의 인구수에 관한 주장이 공식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중국과 인도는 1950년대부터 인구수, 국토면적, 개발목표 등에서 비교돼 왔다. 유엔은 2019년 보고서에서 인도의 인구수가 2027년쯤 중국을 추월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중국은 인구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출생률만 놓고 보면 감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국의 지난해 출생 인구는 1062만명이다. 1961년 이래 가장 적은 수치로, 출생률(인구 1000명 당 태어나는 출생아 수)은 0.752%로 (1000명당 7.52명)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인도 역시 인구수가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조사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인도 국가가정보건조사(NFHS) 2019∼2021년 조사에 따르면 인도의 합계출산율은 처음으로 2.0을 기록했다. 인구가 지금의 인구 수준을 유지하려면 2.1이 충족돼야 하지만, 이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인구는 차츰 감소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 인구수가 국가발전의 성장축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칸티 바지파이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인구의 질은 교육과 건강, 생산성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인도 인구는 중국보다 젊지만 인구의 질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인구배당효과로 악몽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투자은행 UOB의 수앤 테크 킨 연구원은 “인구 규모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인구로 무엇을 하느냐”라며 “자동화와 더 나은 삶의 질이 경제 시스템에 대한 인구학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