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英 케임브리지大 과학연구팀 "피부 나이 53세→23세로 되돌리는 기술 개발"
암 위험 때문에 당장 임상 활용 어렵지만 추가 연구후 세포 치료 사용 가능
치매등 노화 질병 유전자도 영향 가능 기대…"불로장생약 황당한 생각 아냐"

영국에서 53세 성인의 피부 세포를 23세로 되돌리는 세포 재생 기술이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이전에는 피부 세포를 재프로그래밍(reprogramming)해 완전히 원시상태인 배아줄기로 되돌리는 기술이 개발된 바 있지만, 이번엔 특정 기간만 젊어지는 상태로 피부를 젊게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생명과학 연구소인 바브라함 연구소는 성인의 피부 세포를 재프로그래밍(reprogramming)을 통해 완전히 원시 상태로 되돌리지 않고 중간까지만 되돌려 그만큼만 젊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지난 2007년 일본 교토 대학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 연구팀은 4가지 전사인자(Oct4, Sox2, Klf4, c-Myc)를 이용해 성인의 피부 세포를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원시 상태로 되돌리는데 성공, 이 줄기세포를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유도만능 줄기세포(iPS)라고 명명했다.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가 RNA로 전사되는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인자를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라고 한다. 이처럼 성체 세포에 4가지 전사인자를 주입, 원시 상태의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데는 약 50일이 걸린다. 하지만 바브라함 연구소는 ‘성숙기 단기간 재프로그래밍'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 피부 세포를 50일이 아닌 13일 동안만 4가지 ‘야마나카 전사인자’에 노출했다.

이 시점은 성체 세포가 배아 줄기세포로 완전히 되돌아간 상태가 아니라 30년만 젊어진 상태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처럼 부분적으로 재프로그램된 피부 세포가 정상적인 조건에서 자라도록 내버려 두고 원래의 피부 세포 기능이 살아나는지 지켜봤다.

분석 결과 피부 세포의 특징적 표지인 섬유아세포가 되살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섬유아세포는 콜라겐을 만든다. 연구팀은 또 세포가 만들어내는 유전정보인 전사체를 분석한 결과 부분 재프로그램된 세포가 늙은 세포의 참조 데이터 세트와 비교할 때 30년이 젊어진 모습과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유도만능 줄기세포(iPS)가 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 새로운 기술을 당장 임상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부분 재프로그램의 정확한 메커니즘이 파악되면 피부 화상 같은 세포 치료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부분 재프로그램 방식을 근육, 간, 혈액세포 등 다른 조직에도 활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치매 같은 노화와 관련이 있는 질병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에도 이 방식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케임브리지 연구소의 후성유전학 전문 학자인 울프 레이크 교수는 "불로장생약 이야기가 전혀 황당한 생각이라고만은 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