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대신 화장 크게 늘어 '60% vs 40%'…팬데믹 이후 장례 간소화 추세·저렴한 비용 탓

[뉴스포커스]

한인 코로나 사망자 70% 이상 화장으로
美 주류사회 화장비율 56%, 매장 앞질러
화장협회 "2040년엔 80%이상 화장 선택"

#어바인에 사는 염모씨(60)는 최근 62세에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 장례를 화장으로 치렀다. 가족들이 상의한 결과 코로나19 때문에 소규모로 장례식을 치르고, 고인 역시 일찌감치 장례를 화장으로 간소하게 치러달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부모의 묘지를 찾은 김 모씨(55)는 주변에 관리없이 오래 방치된 묘지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도 자녀들이 묘지를 잘 찾지 않는데 미국서 태어난 아이들은 오죽 하겠느냐는 생각에 차라리 본인도 화장이 나을 것 같았다. 아내와 상의한 후 자녀들에게 앞으로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화장으로 장례를 치러달라고 부탁했다.

한인들의 장례 문화가 변하고 있다. 전통 장례 방식인 매장 대신 화장을 선호하는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이러한 변화에 코로나19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장의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화장이 크게 늘었다"며 "현재 매장 60%, 화장 40% 정도" 라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한 위생 및 경제적 문제가 가장 많이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비용면에서 화장은 매장보다 40~50% 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장한 뒤에도 매장을 하는 등 화장 비용도 다양하기 때문에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사회의 변화가 유족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한장의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화장 문의가 70%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사망한 경우 약 70%가 화장으로 치러졌다. 

대한장의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유족들이 경제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코로나19가 잠잠해 진 최근에도 장례 10건 중 6건이 화장을 선택한 만큼 장례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 전국장의사협회(NFDA)에 따르면 고인을 매장하는 전통 장례의 중간 가격은 7848달러, 화장의 중간 가격은 2550달러로 큰 차이를 보인다.

 현대인의 삶의 방식 변화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장의사 관계자는 "핵가족이 발달한 현재 이민 사회에선 이혼 또는 재혼의 사례가 빈번하다"며 "이러한 가정의 자녀들은 양부모를 화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혼율 증가로 인한 사회적 변화가 전통적인 가치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보고있다"고 분석했다.

또 유족이 여러 주에 흩어져 살고 있을 경우 고인의 시신을 아무도 방문하지 않을 특정 장소 묘지에 매장하기 위해 많은 돈과 노력을 들인다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인식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미 전국적으로 화장은 유동 인구가 많은 주, 겨울철 추위가 극심한 주 등에서 인기가 더 높다. 캐나다의 화장률이 미국보다 높으며, 네바다·워싱턴·오리건·메인주 등의 화장률은 이미 80% 안팎을 기록하고 있지만 종교인 비중이 높은 유타주나 다른 남부 주들은 5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북아메리카 화장 협회(CANA)의 조사결과 미국의 화장 비율은 20년 전 27%에서 2020년 56%로 증가했다. CANA는 2040년 미국인 80% 이상이 매장보다 화장을 선택 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