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이틀째 사저 머물며 휴식…전직 청와대 참모진 방문

박수현 "자유로워진지 하루 만에 文 얼굴에 생기 넘쳐"

(양산·서울=연합뉴스) 이정훈 박경준 기자 = 5년 임기를 마치고 귀향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11일 특별한 일정 없이 퇴임 대통령으로서의 평범한 생활을 시작했다.

전날 지지자 환영 속에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로 귀향한 문 전 대통령은 사저에서 첫 하루를 지냈다.

사저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께서 오늘 다른 일정 없이 사저에서 푹 쉬시며 서재 정리 등 귀향 정리를 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당분간 사저에서 휴식을 취하며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문 밖 출입은 없었지만, 문 전 대통령 내외는 간간이 마당을 산책하거나 손님을 배웅하는 등의 이유로 사저 밖으로 얼굴을 내비쳤다.

전날 문 전 대통령 귀향에 동행하지 못한 청와대 참모, 민주당 인사들이 이날 사저를 찾았다.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종석 전 비서실장·박수현 전 국민소통수석·박경미 전 대변인 등 청와대 참모, 김태년 전 민주당 원내대표, 양정철 전 민주당 민주연구원장 등이 평산마을 사저를 찾았다.

박 전 수석은 문 전 대통령을 만난 후 올린 페이스북 글에 "아침에 뵌 대통령의 얼굴은 마치 5년 전의 모습 같았다"며 "대통령직에서 자유로워진 지 딱 하루 만인데 어쩌면 그렇게 생기가 넘쳐 보이는지 놀라울 정도"라고 적었다.

박 전 수석은 문 전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사저 인근의 통도사 방장이자 조계종 종정인 성파스님과 통도사 주지인 현문스님을 만난 이야기도 전했다.

전날 문 전 대통령의 귀향길에 햇무리가 나타났는데 이는 문 전 대통령에게도 상서로운 일이라는 덕담을 해줬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자연인으로서의 일상을 시작했다.

문 전 대통령은 밑단을 바지 밖으로 낸 분홍색 계열 밝은 셔츠를 입고 소매를 약간 걷은 편한 차림이었다.

혼자서 사저 마당을 거닐거나 고양이를 안고 마당을 산책하는 모습이 멀리서 보였다.

사저 안에서는 서재를 정리하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귀향을 환영하는 시민 수천 명이 몰린 평산마을에는 이날도 오전 일찍부터 문 대통령을 보려는 시민 발길이 이어졌다.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 10일 귀향해 평산마을을 중심으로 사저와 가까운 주변 5개 마을 주민 60여 명을 초청해 간단한 다과회를 했다.

다과회에 참석한 한 마을 주민은 "문 전 대통령께서 '와서 기분이 좋다', '주민께 불편을 끼쳐 미안하다'는 취지로 주민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눴다"고 전했다.

다른 주민은 "전직 대통령이 사는 집이라 다를 거로 생각했는데, 둘러보니 일반 가정집과 똑같더라"고 말했다.

평산마을 주민이면서 문 전 대통령 사저와 가까운 곳에 사는 신한균 도예가는 "그냥 평범한 전원주택으로 보면 된다"며 "경호동을 빼면 그리 넓지도 않다"고 전했다.

사저 앞에는 문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한 남성이 오전 일찍부터 스피커로 '새마을 노래'를 틀어놓고 1인 시위를 했다.

점심 무렵부터는 문 대통령 반대 단체 회원 수십여 명이 모여 집회를 했다.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