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계양을 승리 출구조사에도 침묵…질문에 묵묵부답

박지현은 눈시울 붉히기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정윤주 기자 = 지상파 방송 3사의 6·1 지방선거 출구조사에서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10곳의 우세를 점해 압승이 예상된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14곳에서 승리, 싹쓸이의 기쁨을 맛봤던 민주당은 불과 4년 만에 접전 지역 3곳을 모두 내주면 최대 13곳을 잃을 수 있다는 결과에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오후 개표방송을 시청하고자 개표상황실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담담하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 등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7시 30분에 호남과 제주를 제외하고 10곳에서 국민의힘이 앞서고 접전 지역 3곳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뒤진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찬물을 끼얹은 듯 적막이 흘렀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 약 18%포인트 차이로 뒤진다는 결과에 이 위원장은 한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대전시장 선거에서 접전이 벌어진다는 소식에 잠시 안도감이 감지되기도 했으나 강원지사 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가 오차범위 밖의 차이로 앞서자 원주가 고향인 박 위원장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크게 실망한 표정을 보였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선에서 이 위원장이 앞선다는 발표에도 장내는 조용했다. 이 위원장과 윤 위원장만 작게 고개를 끄덕였을 뿐 장내는 조용했다.

급기야 박 위원장은 출구조사가 흘러나오는 모니터 화면을 응시하다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연신 한숨을 들이쉬었다 내쉬었고 초조한 듯 양손을 모아 꽉 붙잡기도 했다.

말없이 방송을 보던 지도부는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이 위원장은 윤 위원장과 잠시 귓속말을 나눈 뒤 제일 먼저 상황실을 떠났다.

이 위원장은 출구조사를 본 소감, 전당대회 출마 여부 등을 취재진의 말에 일절 답을 하지 않은 채 오후 7시 40분께 가장 먼저 상황실을 떠났다.

이어 윤 위원장이 '예상했던 결과인가'라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 뒤 "투표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고, 개표를 계속 지켜보겠다"라며 자리를 옮겼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종 결과가 나오면 당 차원에서 지도부가 상의해 입장을 내지 않겠나"라며 역시 차를 타고 떠났다.

박 위원장 역시 오후 7시 55분께 상황실을 빠져나왔다.

박 위원장은 잠긴 목소리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안 좋게 나왔다"라며 "아쉬운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결과가 뒤집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기대는 저버리지 않으려 한다"고 답했다.

지도부가 모두 떠난 뒤 조승래 오기형 양경숙 신현영 등 의원 10여명만 상황실에 앉아 출구조사 방송 화면을 지켜봤다.

이들마저 오후 8시 30분께 모두 자리를 뜨면서 상황실은 취재진과 일부 당직자를 제외한 채 텅 비게 됐다.

민주당 수석사무부총장인 서삼석 의원은 오후 8시 55분께 홀로 상황실에 들어와 말없이 두 손을 모은 채 출구조사 방송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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