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득표 2위로 광역의회 진출…이준석 "신뢰 커진 만큼 더 정진"

민주당은 영남 확대 실패…영남선 '안정론'에 보수 지지층 더 결집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국민의힘이 호남 광역단체장 3곳 선거에서 일제히 1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보수 계열 정당이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호남 광역단체에서 15% 이상 득표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득표 15%'는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 기준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전남 이정현 후보는 18.81%, 전북 조배숙 후보 17.88%, 광주 주기환 후보가 15.90%의 지지를 각각 얻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호남 지지율(전남 11.44%, 전북 14.42%, 광주 12.72%)을 넘어선 수치다.

국민의힘이 그동안 펼쳐 온 호남 공략, 이른바 '서진'(西進) 정책이 일정부분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 직후 광주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직접 찾아 국민 통합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호남에 공천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이정현 후보나 4선 의원 출신의 조배숙 후보가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과 검찰 특수부, 인수위 인연이 있는 주기환 후보도 '윤심'(尹心) 그룹으로 주목을 받았다.

광역의회에서의 약진은 더 두드러진다.

국민의힘은 정당 득표에서 민주당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광주시의회 23석(비례 3석) 가운데 비례대표 1석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계열 보수 정당 후보가 광주시의회에 입성한 것은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27년 만이다.

국민의힘은 전남도의회 총 61석(비례 6석) 가운데 비례 1석, 전북도의회 총 40석(비례 4석) 중 비례 1석을 차지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더이상 호남은 불모지가 아니라 더 열심히 갈고 닦아야 할 경작지"라며 "더 진정성을 갖고 호남과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를 찾아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을 광주 올 때마다 느낀다"며 "저희에 대한 신뢰가 더 커진 만큼 더욱 열심히 정진하도록 하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광주 지역 투표율이 37.7%에 그치는 등 민주당 지지층이 이완된 점도 국민의힘 득표율 제고에 도움이 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민주당은 보수 텃밭인 영남에서 지지세를 확대하는 데 실패했다.

대구·경북은 물론 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을 모두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도 대선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율에 못 미쳤다.

일례로 3·9 대선 당시 경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7.38%였지만, 이번에 민주당 소속 경남지사 후보의 지지율은 29.43%에 그쳤다. 대구 지역 지지율도 대선 당시 21.6%에서 17.97%로 줄었다.

이는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며 '정권 안정론'에 힘을 실어준 결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역전승을 통해 간신히 전국 정당을 위한 불씨를 남겼지만, 호남·제주를 제외한 나머지 광역단체를 국민의힘에 전부 내주면서 결과적으로 지역적으로 고립되는 모양새가 됐다.

yu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