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상처뿐인 승리'…참패 책임론 '가시밭길'

과반 승리 약속 불구 '초라한 성적'
리더십 상처…당 쇄신 성공 불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58)가 당선됐다. 대선 패배 두 달여 만에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민주당 전체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어내지 못하며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해졌다.

이 당선인은 국회에 입성해 차기 대선 도전의 첫 단추를 끼우게 됐다. 재선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내며 부족했던 중앙정치 경험을 쌓을 토대를 마련했다. 오는 8월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대표에 올라 지지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승리에도 불구하고 상처가 적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국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를 지휘하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으나 당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의 선거 패배 책임론이 제기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 당선인 출마로 지방선거가 대선 연장전으로 비화돼 경쟁 구도가 불리해졌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선거 막판엔 당 차원에서 조율되지 않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발표해 당내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이 당선인이 자기 선거에선 승리하며 ‘수사 방탄’ 목적만 달성했다는 비판도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SNS에 “자생당사(自生黨死).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며 “당생자사(黨生自死).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고 사실상 이 당선인을 비판했다.

이 당선인은 당 쇄신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패배 이후 방기했던 반성·쇄신 움직임이 얼마나 호소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당내 ‘반이재명’ 세력은 이 당선인의 당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등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여 계파 갈등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