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전부터 신경전…회의서 '공천' 말싸움, 권성동 "또 그러지 말고"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또 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오전 9시께 이 대표가 최고위 회의실에 모습을 드러내자 먼저 도착해 자리에 앉아있던 자주색 정장 차림의 배 최고위원이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배 최고위원이 내민 손을 이 대표가 애써 밀어내면서 민망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의 손목까지 잡았지만, 이 대표는 이를 뿌리쳤다.

배 최고위원이 다른 회의 참석 인사들과 인사한 후 자리로 돌아오며 이 대표의 어깨를 툭 쳤지만, 이 대표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 장면은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등을 통해 그대로 생중계됐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한 후 한기호 사무총장으로부터 48개 지역구에 대한 조직위원장 공모 결과 보고를 받는 중에 입씨름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배 최고위원이 조직위원장 공모와 관련해 공천 얘기를 꺼냈고, 이 대표는 조직위원장 임명과 공천은 별개의 얘기라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지자 권성동 원내대표는 "또 그러지 말고 그만 회의를 끝내자"며 중재에 나섰다고 한다.

최근 두 사람은 당 혁신위 운영 방향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 문제로 비공개회의에서 잇달아 충돌해왔다.

배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비공개회의에서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원회에 대해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직격한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두 사람은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인선안에 대한 이 대표의 반대를 두고 "졸렬해 보인다"(배 최고위원), "지도부 구성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이 대표)라며 대립한 것으로 보도됐다.

두 사람의 충돌은 지난 20일 공개 회의에서 비공개회의 내용 유출 책임을 놓고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이면서 고조됐다.

당시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회의에서 현안 논의는 하지 않겠다"며 비공개회의 내용 유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배 최고위원은 "현안 논의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비공개회의를 철저히 단속해 당내에서 필요한 내부 얘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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