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한 직장에서 휴가 없이 27년 근속한 50대 

[미국]

"4년 간 타주 사는 딸 가족 못 만나" 사연에
고펀드미 통해 나흘간 무려 24만불 모아져
유명 배우 등 동참…방송 출연 가족 재회도
 
▣케빈 포드의 말
"아침에 일어나 일할 수 있어서
좋은 시민이 될 수 있어서 
좋은 미국인이 될 수 있어서
내 역할 다하는게 다행이고 감사"

패스트푸드 체인인 버거킹에서 무려 27년간 일한 50대 남성이 거액의 보너스를 받았다. 그러나 이 보너스는 회사가 지급한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29일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케빈 포드(54)는 1995년부터 라스베가스 공항에 있는 버거킹 매장에서 요리사 겸 캐셔로 27년 동안 근무했다.

단 한 번도 병가를 내거나 휴가를 쓰지 않고 27년을 근속한 포드는 얼마 전 버거킹 본사로부터 스타벅스 텀블러와 간식 꾸러미, 영화 티켓 등이 담긴 비교적 소소한 ‘감사 선물’을 받았다.

그러나 포드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생계유지를 위해 직장 생활에 너무 매달린 나머지 지난 4년 동안 타주에 사는 딸과 손주들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동안 여러차례 가보려 했지만 빠듯한 생활 때문에 항공료, 선물 값 등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포드의 딸은 온라인펀딩사이트인 ‘고펀드미’에 아버지의 사연을 올리고, 아버지가 27년간 헌신한 직장을 잠시 쉬고 텍사스에 사는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기금을 모으는 페이지를 개설했다.

이 페이지에서 포드의 딸 세리야는 “아버지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 내게 세상을 주셨고, 날 있는 그대로 살아가게 해주셨다. 그래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적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이 사연은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수일만에 약 23만 8000달러의 거액이 모였다. 특히 기부한 사람 중에는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인 데이빗 스페이드도 포함돼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오로지 버거킹에서 27년 간 근속한 포드의 사연은 미 주류 방송가에서도 뜨거운 소재가 됐다. 이 덕분에 포드는 현지의 한 아침 방송을 통해 가족과 수년 만에 재회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일할 수 있어서, 좋은 시민이 될 수 있어서, 좋은 미국인이 될 수 있어서, 그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이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은 소감을 묻자 “(고펀드미의 기부금 소식을 듣고) 나흘 동안 기쁨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무려 27년간 단 한 번의 휴가도 없이 일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선 “단지 내 아이들을 먹이고, (세금과 생활 비용 등을) 잘 내고 싶었다. 평범한 미국인일 뿐이고, 가족을 부양하고 싶었던 것 뿐”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무언가를 원한다면 노력해야 한다. 동기 부여와 영감이 필요할 때마다 스스로 들여다보고, 동시에 당신이 부양해야 할 사람들을 바라봐야 한다”면서 “당신은 언제나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다”고 말했다.

포드는 모아진 기부금을 손주들의 대학 등록금 및 교회 헌금으로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