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지지율 상승, 수세 딛고 입지 강화 친 트럼프계 공화 의원들 당내 경선 통과 영향력 과시

[뉴스포커스/미국은 지금]

'트럼프 박해', 보수층 대집결 계기 작용
체니 등 탄핵 찬성표 의원들 우르르 낙선
지지율 반등 꾀하던 바이든 대통령 찬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등 한국 정치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미국 정치도 바이든 정부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압수수색으로 폭풍전야의 빅뱅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에 등돌리면 낙선 
대통령 기록물 무단 반출 혐의 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지가 갈수록 공고해지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분발이 눈에 띈다.  
수사당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 압수수색으로 지지 보수층이 결집한 데다 친 트럼프계 의원들도 당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탄핵 찬성표를 던진 하원 공화당 의원 10명 중 2명만이 중간선거 당내 경선을 통과하는 등 '트럼프 영향력'이 실제로 입증됐다.
미국 정치 매체 더힐은 17일“FBI의 압수수색에 대한 보수층의 항의가 공화당 유권자들에 대한 트럼프의 장악력을 공고히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트럼프의 당내 도전자들의 길을 효과적으로 무디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압수수색과 자산가치 조작 혐의 수사 등으로 법적 처벌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보수층은 그의 차기 대선 출마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압수수색에 공화당 재결집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공화당)은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트럼프는 절대 안 된다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두가 FBI가 부패했다고 간주한다. 이들은 트럼프를 박해하려는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추세가 유지되면, 당에서 트럼프 경쟁자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컨설턴트인 존 토머스는 “압수수색은 공화당 기반을 재충전하고 트럼프를 희생자로 만들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압수수색이 보수층 집결의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압수수색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했다.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가 압수수색 이후인 지난 11일 여론 조사한 결과 공화당 지지층과 공화당 성향의 무소속 유권자의 57%가 ‘오늘 경선이 진행되면 트럼프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달의 53%에서 소폭 상승한 수치다.

중간선거 결과 주목
특히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탄핵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경선에서 줄줄이 낙마했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적’인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이 16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당내 경선에서 친 트럼프 후보에게 패했다. 리즈 체니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의 딸이다. 와이오밍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체니 의원은 99% 개표 기준 28.9%로 2위에 그쳤다. 경쟁 상대인 해리엇 헤이그먼 후보는 37.4%포인트나 앞선 66.3%의 득표율을 올려 11월 중간선거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체니 의원과 치르는 대리전이라고 불릴 만큼 관심을 모았다.
이와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켈리 치바카 후보도 40.4% 득표율로 본선에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보수를 한데 모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통과 등으로 진보의 반등을 꾀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기력을 무디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