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피범 한해 천명 육박

작년 953명 매년 증가, 사기범 최다…美 5년간 325명 잠적

중국 1271명 1위…송환은 되레 감소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뒤 해외로 도주한 ‘해외도피사범’이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송환인원은 감소세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외교통일위 소속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해외로 도주한 범죄자는 총 3781명이다. 2018년 579명, 2019년 927명, 2020년 943명, 2021년 953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379명으로 집계됐다.

해외도피사범의 증가는 물론, 범죄자를 우리나라로 송환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지난 5년간 국내 송환된 범죄자는 1583명으로, 아직도 2193명 이상의 범죄자는 법망을 피해 외국에서 도주 중이다.

국가별 해외 도피사범의 수를 보면 지난 5년간 중국으로 도피한 범죄자가 127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필리핀이 698명으로 2위다. 미국은 325명으로 3위에 올랐으며 베트남 304명, 태국 244명 캄보디아 144명, 일본 96명, 말레이시아 87명, 홍콩 82명, 호주 52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 도피사범의 범죄유형은 사기가 1854명으로 전체 범죄의 절반을 차지했다. 사기범죄자의 송환요청 수는 2018년 262명에서 매년 증가해 2021년 529명으로 급증했다. 다음으로 도박 565명(15%), 마약 200명(5%), 폭력(4%), 횡령배임(4%), 성범죄(3%) 순이었다.

김상희 의원은 “피해자에게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입히는 사기 범죄자의 해외 도피가 급증하고 있다”며 “범죄자들이 ‘해외로 도피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개별 국가와의 긴밀한 외교적 공조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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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받는 '그돈'

빚지고 이민 10년간 3500명
금융기관 채무 안갚고 '해외 먹튀', 피해규모 총 4500원대

 환수금 고작 6억 "받아낼 방법 없어"

한국 금융기관 채무를 갚지 않은 채 해외 이민을 간, 일명 ‘해외 먹튀’ 이주자가 10년간 35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외 먹튀 이주자 중 상위 50명의 채무액은 1501억 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회수된 금액은 6억 원에 불과했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제출받은 ‘해외 이주자의 채무액 상위 50위 현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3500여 명이 4500억 원대의 국내 금융기관 채무를 갚지 않은 채 해외로 이민을 가버렸다.

이 중 채무액이 큰 상위 50명의 채무액은 1501억 원으로 전체 채무액의 3분의 1에 달한다. 그러나 이 채무액 중 환수된 금액은 고작 6억 원에 불과하다. 국내 금융기관 채무를 갚지 않고 해외로 이민을 가버린 사람 중 채무액이 가장 큰 이는 119억 원의 빚을 갚지 않은 6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행법에서는 국외 이주자가 금융기관의 채무를 갚지 않을 경우에 대한 규정은 없다. 또 채무자가 출국한다고 해도 개인 신용정보를 조회할 수 없다. 이민 가는 사람이 빚이 있는 상태로 한국을 떠난다고 해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채무불이행에 따라 민사소송이나 금융채무불이행자로 등재돼 금융거래에 제약이 있을 순 있으나 해외로 이주한 사람을 상대로 채무를 강제적으로 받을 방법도 없다.

박 의원은 “해외 이주 채권 관리의 사각지대를 악용해 국내 빚을 두고 법망을 피해 해외로 도주해버리는 악성 채무자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보다 근본적인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