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유명 팟캐스트가 유죄 판결에 의문을 제기한 것을 계기로 미국에서 한인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복역하던 남성이 풀려난 가운데 피해자 가족이 법원 결정에 항소했다.

이 씨 가족을 대리하는 변호사 스티븐 캘리는 "아드난 사이드에 대한 유죄 판결을 무효화한 결정이 있었던 9월 19일 심리 당시 가족들이 의미 있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침해됐다"면서 이런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CNN 방송 등이 29일 보도했다.

앞서 이 씨 가족은 심리에 출석해 권리를 행사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시간 전에 사전 고지를 받지 못했다면서 심리 당일에도 법원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판사는 30분간 정회하면서 이 씨의 가족이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을 통해 심리를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미국 CNN 방송은 전했다.

이 씨 가족은 당시 법원의 판단 뒤에 "이것은 팟캐스트가 아니라 진짜 삶"이라면서 "국가가 내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메릴랜드주 지방법원의 멜리사 핀 판사는 지난 1999년 한인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20년 넘게 복역 중이던 아드난 사이드를 석방했다.

사이드는 1999년 1월 당시 여자친구였던 이모 양을 목 졸라 죽인 뒤 인근 공원에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돼 2000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14년 팟캐스트 프로그램 '시리얼'(serial)에서 유죄 판결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 큰 조명을 받았으며 검찰도 다른 용의자에 대한 정보 확보 등을 이유로 법원에 유죄 판결 취소를 청구했다.

법원은 기존 유죄 판결을 무효화했으며 30일 내로 다시 소송을 다시 제기하거나 공소를 취소해야 할 것을 주(州)에 명령했다.

검찰은 다시 소송을 제기할지 등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

soleco@yna.co.kr